경제계-민주당 '소통' 강화…노란봉투법·상법 부담 감소 '주목'
민주, 노란봉투법 후속 지침 준비 과정서 재계와 소통 약속
상법·노란봉투법·중처법 부담 제기…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요구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법안에 대해 경제계와 소통을 약속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완화될 지 주목된다.
그동안 민주당은 경제계가 부담을 호소하면서 반대 입장을 냈던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상법 등의 주요 법안을 처리했다. 경제계에선 경영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해 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21명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정책 간담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에선 정 대표를 비롯해 이언주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의장,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 강준현 정무위원회 간사, 정태호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김원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등이 자리했다. 민주당의 주요 정책 라인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최 회장은 대외 여건 악화로 새로운 성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여전히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많고 성장할수록 보상은 줄고 부담이 커지는 현 제도 시스템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수시로 정책 제언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기업들이 국제 정세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낡은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여전히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최태원 회장의 '기업 사이즈별 계단식 규제로 인해 규제를 피하느라 성장도 피한다'는 지적이 크게 가슴에 와닿았다"며 "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에서의 안전장치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말씀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공개 발언 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35분을 훌쩍 넘어 1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기업인들의 건의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이 일일이 답변하면서 길어졌다고 한다.
간담회에선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부담감,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에 따른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용 전력요금 인하 요구도 나왔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후속적인 지침 마련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재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현재 당정이 대법원 판례에서 정해진 것을 매뉴얼화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어떤 결정하기 전에도 간담회를 통해 사전에 설명하겠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1·2차 상법 개정에 이어 추가로 준비 중인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개정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재계와 소통해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답했다고도 한다.
경제계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는 것이 골자다. 경제계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사용자 지위 기준으로 기업인의 경영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한다. 두 차례 이뤄진 상법 개정은 이사회 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업들은 경영권 분쟁과 소송 리스크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이 경제계와의 만남에서 재계와 소통을 통한 의견 수렴을 약속함에 따라 후속 조치를 통해 경제계의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사용자·노동쟁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해 왔다. 민주당이 경제계의 건의를 정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부 보완이 이뤄질 수도 있다.
게다가 민주당이 경제계와 소통을 약속함에 따라 의견 전달 역시 지금보다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정 대표는 "우리 당과 대한상의가 적절한 시기에 다시 만나서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분기에 한 차례씩 만나자고 제안했다. 또한 정 대표는 한 정책위의장에게 경제계의 건의사항에 대해 2주 내로 답변하라고도 지시했다. 또한 이날 경제계의 건의 중 이날 답변하지 못한 내용은 이달 내로 완료하겠다고 언급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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