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성공하려면…"넥타이 풀고 지역사회 뛰어들라"(종합)
머니투데이 싱크탱크 'GK인사이츠' 포럼…로젠버그 대표 기조연설
"韓美 문화차이 극명…트럼프 접촉, 지역 통한 '바텀업' 방식으로"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비행기 타고 사업 지역에 왔으면 호텔에서 만찬만 즐기고 떠나는 게 아니라 양복 벗고, 넥타이 풀어 헤치고 지역 사람들과 얘기해 보라는 것입니다."
미국 컨설팅업체 인시그니엄의 네이턴 로젠버그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4일 오전 서울 소공동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 인사이츠 포럼에서 "현지 사정을 직접 이해하는 게 먼저다. 컨설팅 업체나 부동산 에이전시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코리아(GK)인사이츠는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머니투데이가 만든 싱크탱크다. GK인사이츠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안착을 위한 기업문화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며 출범을 알렸다.
기조연설을 맡은 로젠버그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를 인정해야 미국 현지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는 정말 다르다. 유교 문화가 있는 한국에선 최고경영자(CEO)가 곧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며 "구성원이 먼저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문화 혁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기업 문화의 대부분은 과거의 산물이며 보통 창업자의 성격을 반영한다"며 "그러나 기업 문화는 경영 전략을 뒷받침해야 하므로 과거가 아닌 미래에서 비롯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립 10년, 20년이 지나도 창업자의 개성에 의해 회사가 운영된다면 큰 문제"라며 "어떤 산업이든 10년만 지나면 산업 구조가 바뀐다"고 경고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대미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해선 "미국 정치계는 기본적으로 바텀업(Bottom-Up)이다. 모든 정치는 수도 워싱턴DC가 아닌 지역에서 먼저 이뤄진다"며 지역 정치인들과 먼저 소통할 것을 조언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방관료를 직접 공략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역에 집중하면 지역인들이 알아서 연방 고위직에 연락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선 직장인 3명 중 1명이 기업문화 때문에 이직 또는 퇴사를 고려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머니투데이와 GK인사이츠,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지난달 4일부터 7일까지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소플) 패널 등을 통해 총 1514명(머니투데이-GK인사이츠 자체조사 154명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다.
이직·퇴사를 고민하도록 하는 '불만족 이유'로는 △불공정한 성과 보상 45.1% △상하·동료 관계 문제 22.2% △성장·배움 기회 부족 15.8% △야근 등 장시간의 업무강도 15.5% 등이 꼽혔다. 반면 기업문화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43.4%·656명)은 △워라벨이 보장된 근무환경 32.2% △업무 자율성 26.7% △수평적 분위기 25.2% △선후배 상호존중 15.4%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오동희 GK인사이츠 사무총장은 "9년 전 대한상의와 맥킨지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야근 등 워라밸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이제는 성과 보상의 공정성으로 옮겨갔다"며 "2018년 도입된 주52시간제로 워라밸 문화가 안착된 반면 공정성을 중시하는 Z세대(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의 입사로 관련 요구가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GK인사이츠는 이번 실태 조사와 같은 연구 활동을 통해 우리 기업에 성장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의례적인 포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이익과 성장에 필요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연구 결과물을 일반 여론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국회와 소통해 우리 사회의 실질적 변화, 제도적 실현으로 이어지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GK인사이츠는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이 이사장을 맡았고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경영총괄대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주완 메가존 클라우드 이사회 의장 등이 GK인사이츠에 참여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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