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독 서비스 강화 '가전 돌파구'…LG전자와 불꽃경쟁 예고

일반 고객보다 구독 고객 우선 A/S…결제 수단도 다양화
LG '구독 효과' 톡톡 작년 가전 매출 10%↑…해외로 확대

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판매·삼성전자로지텍 직원들이 '블루패스' 서비스 도입으로 혜택이 강화된 'AI 구독클럽'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정체된 가전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공세에 따라 앞서 시장에 진출한 LG전자(066570)와 구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구독고객 우대 전략…서비스로 차별화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편의성과 혜택을 확대한 'AI 구독클럽'을 선보이며 국내 구독 고객 확보에 나섰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매달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하면서 구독 기간에 무상 사후서비스(A/S), 정기적인 제품 관리 등을 제공받는 서비스다. LG전자가 정수기 대상으로 하던 구독 사업을 지난 2022년부터 대형 가전으로 확대했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AI 구독클럽을 선보이며 후발주자로 참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9개월간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비스를 개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AI 구독 클럽을 스마트 요금제와 올인원 요금제로 구성했는데, 이번 개편은 올인원 요금제 강화에 초점을 뒀다. 스마트 요금제는 고객이 원하는 결제수단으로 구독하고, 무상 수리와 케어 서비스를 각각 선택할 수 있다. 올인원 요금제는 제휴 카드로 결제해야 하고, 무상 수리 서비스와 함께 △방문 케어 △셀프 케어 등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요금제는 기존대로 운영하고, 'AI 올인원 2.0' 요금제에 AS, 설치 등 편의성을 높인 5가지 서비스로 구성한 '블루패스'를 적용한다.

이 중 구독 기간 횟수 제한 없이 우선 A/S 접수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A/S 패스트트랙'은 이번에 새로 도입됐다. 일시불 구매보다 구독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해 구독 유인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LG전자는 시행하지 않는 서비스다.

또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제품을 설치하는 '시간 맞춤 설치'도 기존에 유료로 제공했지만, 올 4분기부터 블루패스에 포함된다.

올인원 요금제 가입 문턱도 낮췄다. 구독 제휴카드가 아니라도 모든 종류의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고, 구독 제휴카드도 기존 삼성카드에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까지 확대했다.

구독 기간도 가전제품은 기존 5년에서 3∙4∙5∙6년, 태블릿·PC 등 IT 제품은 기존 3∙4년에서 2∙3∙4년으로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

LG전자 구독 효과 '톡톡'…삼성전자도 전략적 선택

삼성전자가 구독 제도를 개편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가전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구독을 돌파구로 삼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DA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이 25조 6000억 원으로 전년(26조 원) 대비 역성장했다.

반면 구독 시장에 먼저 진출한 LG전자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현 HS사업본부) 매출(33조 2033억 원)이 전년 대비 10.2% 증가했고, 국내 가전구독 매출은 전년보다 75% 늘어난 1조 6000억 원에 달했다. 국내뿐 아니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에도 구독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구독은 일시불 구매보다 총소유비용은 크지만,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최신 제품을 부담 없이 사용하고 관리 걱정을 더는 장점이 있다. 기업은 구독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구매 문턱을 낮춰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매달 구독료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면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고객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업들도 이에 따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며 "고객들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