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韓 제조업 르네상스 연다…"기술 병목지점 지원해야"
[李정부 예산안]AI 3강 도약에 10.1조…피지컬AI 5년간 6조 투입
온디바이스 AI 칩 개발 지원…美·中 추격 위해선 민관 협력 필수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국내 제조업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의 약진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가 '피지컬 인공지능(AI)' 중심의 AI 대전환으로 기업들의 도약을 지원한다. 정부는 내년 5000억 원을 비롯해 향후 5년간 6조 원을 투입해 국내 기업들의 제조 역량·데이터를 활용한 피지컬 AI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AI 3강을 위한 대전환'을 위해 총 10조 1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는 지난해 기준 세계 6~7위 수준인 한국의 AI 기술력을 2030년까지 3위로 끌어올리고 모든 국민이 AI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안에는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가 AI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피지컬 AI 확산을 위해 내년 5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5년간 총 6조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피지컬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것을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행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AI 로봇의 경우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플랫폼, 로봇 핵심부품 개발·상용화를 지원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특정 작업을 반복해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고도화된 센싱 기술, 고성능 AI 칩, 미세한 동작을 위해 관절 역할을 하는 액츄에이터 등 고난도 기술의 결정체다.
삼성전자(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베어로보틱스), 현대차(보스턴다이내믹스), SK(유일로보틱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은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로봇회사를 인수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정부가 로봇용 AI 모델, 핵심 부품 개발을 지원할 경우 주요 기업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시점이 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AI 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전 등에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도 총사업비 9973억 원을 투입해 지원한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에 직접 AI 칩을 탑재해 클라우드 AI 대비 빠른 연산속도, 적은 전력소비, 강력한 보안 등 장점이 있다. AI 칩을 탑재한 가전을 모두 연결해 쉽게 제어하는 AI 홈이 가전 시장의 주요 트렌드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이동형 AI 홈 허브를 출시할 예정으로, 향후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가정용 로봇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발열, 전력소모 등 실제 기술 개발의 병목 지점에 집중적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지면 효과적일 것"이라며 "AI 가전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전, 모바일, 차량과 연계되는 확장성을 늘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조 데이터를 수집해 특화된 AI 설루션을 보급하는 사업에도 총 2조 원을 투입한다. 국내 대기업들은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빠르게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자동화가 더딘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피지컬 AI 지역거점을 조성하고 대규모 AI 전환(AX) 연구·개발(R&D)과 실증을 추진해 지역 혁신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광주, 에너지·모빌리티 △대구, 로봇·바이오 △경남, 기계·부품 가공 △대전, 버티컬 AI △전북, AI 팩토리 테스트베드 △부산·울산·경남, 해양·항만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AI 분야에서 너무 앞서있고, 우리는 상대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민간과 정부의 원활한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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