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른살' 선경도서관, 제2 도약 준비 "전국 대표 문화명소로"
SK 최종건·최종현 '인재육성' 뜻 담겨 …250억 기부채납해 건립
SK, 30주년 기념 25억 기부…"반드시 들러야 할 문화공간으로"
- 원태성 기자
(수원=뉴스1) 원태성 기자
"수원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20년은 앞당겨줄 최첨단 도서관이었다"
1995년 선경도서관 설립 당시 사서였던 노영숙 전 관장은 선경도서관의 지난 30년사를 이같이 회고했다.
SK 창립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선경도서관은 개관 이후 30년간 수원시에서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쉼터, 배움을 갈망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또 하나의 교실이 돼 주며 시민들의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워줬다. 수원 시민들이 지금도 선경도서관을 두고 "단순한 지역 도서관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고(故)최종현 SK 선대회장이 형인 최종건 SK 창업 회장의 애향 뜻을 기려 1995년 건립한 경기 수원 선경도서관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27일 방문한 선경도서관의 외관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선경도서관이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이 만나는 장'이 되길 원했던 최종건·최종현 형제의 의지는 건물 곳곳에서 느껴졌다.
SK의 도서관 기부는 최종건·최종현 형제의 뚜렷한 인재 육성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0년대 기계를 돌릴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회사에 조명을 밝게 켜고, 구성원들에게 밤늦도록 한글을 가르쳤다.
최종현 선대회장도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라는 인재보국 철학을 기업 경영에 접목했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선경도서관 건립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89년 도서관 부지를 매입해 1991년에 수원시에 기증하고, 2년 후 착공을 시작해 1995년 건물을 지어 통째로 기부했다. 대지면적 1만 1830㎡의 부지에 건물연면적 8312㎡로 총사업비 250억 원이 투입됐다.
당시 선경(SK)그룹에서 도서 4만 9598권, 비도서 2529점 총 5만 2127권을 기증했다. 도서 구입비만 약 8억 원 정도로 타 도서관의 4배 정도였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또한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쌓아놓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이 만나는 장'이 되길 원해 주부, 어린이 열람실을 별도로 마련하고, 강당과 전시실에서는 독서 교실 및 독후감 발표회, 전문가와의 만남, 가족극장 운영 등 문화 활동도 열렸다.
선경도서관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수원시민의 지식 갈증을 해소해 주는 동시에 수원 대표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1층 어린이자료실, 2층 종합자료실과 강당 및 강의실 등으로 구성된 도서관에는 2025년 6월 30일 기준 1서고 20만 8419권, 2서고 2만 9822권, 3서고 2190권 등 총 24만 431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개관 이후 매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도서관에서 청소년 독서 프로그램, 시민 아카데미, 예술 전시와 강연 등 다양한 공공 콘텐츠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선경도서관은 2018년부터 수원지역 도서전의 '지역출판문화' 행사장으로 활용돼 관광객 또는 수원지역 도서전 등을 찾은 일반 방문객도 증가했다.
윤수천 시인은 "선경도서관은 수원 시민의 샘물이며, 숲이며, 바다이며, 하늘이다"라며 30주년 기념 축시를 하기도 했다.
최종건·최종현 형제의 의지는 선경도서관 개관 30주년 이후에도 이어진다.
SK그룹은 개관 30주년을 맞은 수원 선경도서관에 25억 원을 기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수원시는 SK의 모든 역사를 함께한 뜻깊은 도시"라며 "앞으로도 수원시를 비롯한 지역사회에 지속해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선경도서관 측은 SK의 이번 기부금을 활용해 30년 이후 선경도서관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명옥 선경도서관장은 "앞으로 선경도서관을 책을 읽는 곳뿐만이 아닌 반드시 들러야 할 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전국의 대표 문화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유럽 도서관처럼 선경도서관 1층 공간을 통합해 로비로 만들어 시민들이 모여 자료를 열람하는 동시에 지식을 나누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지역 내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관장은 "아직은 계획 단계"라면서도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 연말에 설계 들어가면 내년 6월 말에서 7월 초에는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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