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 '통합 카드' 노림수, 500조 글로벌 함정 시장·200조 마스가
방산 사업 경쟁력 강화 "2035년 매출 37조 원 목표"
대형·중소형 특화 조선소 합병 '시너지'…'마스가' 대응 여력 커져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HD현대(267250)가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과 HD현대미포(010620) 합병 카드를 꺼낸 것은 글로벌 함정 시장의 확대 대응해 방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방산 기술·실적·생산 역량을 결집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등 급증하는 해외 방산 진출 기회를 잡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의 매출을 현재 19조 원 수준에서 2035년 37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그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 및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합병으로 미래 조선업의 성장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목표다. 영국의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신규 계약 시장 규모는 총 2100여 척으로, 그 금액만 약 3600억 달러(약 503조 원)에 이른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분야에서 오는 2035년까지 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합병을 통해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등 방산 분야의 사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HD현대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양사의 역량을 결집한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소다.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미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중형 선박 생산 설비와 인력을 결합하면 보다 다양한 함정 신조·MRO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통합 HD현대중공업과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싱가포르에 설립되는 이 법인은 올해 12월 설립 예정으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두산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 거점을 관리한다.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HD현대 관계자는 "해외 투자법인의 투자 금액, 방식, 일정 등은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타결로 K-조선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도 합병을 결정한 이유다. 정부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 가운데 1500억 달러를 마스가 프로젝트에 배정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국내 생산 캐파 확대와 고사양 함정 및 수출 본격화, 미국 함정 국내 건조 추진 등을 통해 매출 7조 원을 달성하고 2035년까지는 미 함정 신조, 미국 무인 함정 시장 진출 등으로 연간 10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상선 등 다른 부문 매출까지 더해 2035년 연간 37조 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의 압도적인 역량과 HD현대미포의 도크·설비를 통합 활용해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빠르게 포착할 것"이라며 "K-방산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 운영 체계를 통합해 경쟁력 있는 해외 야드를 개발해 빼앗긴 시장을 탈환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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