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추가 투자 빠졌다…품목관세·보조금 불확실성에 '신중 모드'
美, 보조금 출자전환·품목관세로 반도체 패권 행보
정상회담 '우호적 분위기'에 기대감, 이재용·젠슨황 '포옹' 주목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당초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 분야의 추가 투자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 패권 행보를 노골화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에 신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 보조금을 받지 못하거나 보조금을 받으려면 지분을 넘겨야 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다만 반도체 업계는 한미 정상회담이 비교적 우호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반도체 품목관세 인하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장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포옹하는 모습이 포착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기대감이 커졌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양국 기업은 에너지, 항공, 조선 등 분야에서 11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미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예정) 중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추가 투자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깜짝 발표는 없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시설을 착공할 예정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후일담을 전하며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데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기존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원만하게 마무리된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인텔에 대한 칩스법 보조금을 전액 출자로 전환해 10%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그런 거래를 더 할 것"이라고 언급해 긴장감을 높인 바 있다. 미국은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대미 투자를 약속한 해외 기업들과도 보조금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00% 이상의 반도체 품목관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반도체 관세에서 제외하고, 한국은 반도체 품목관세 관련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작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반도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과 원전 협력이 주로 논의됐기 때문에 반도체가 쟁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참석한 양국 기업인들의 화기애애한 모습도 주목받았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담겼다. 황 CEO와 각별한 친분을 이어온 최 회장은 황 CEO가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할 때 옆에 선 모습이 포착됐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진행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양사 모두 차세대 HBM(HBM4) 양산을 위해 엔비디아와 협의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를 두고 협력 관계에 이상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외신의 평가를 볼 때 회담이 무리 없이 잘 진행됐다는 분위기"라며 "그 분위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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