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외투자 10년새 2.3배 늘었지만…OECD 중위권 성적
"기술·공급망 투자 지원 강화하고 금산분리 규제 완화해야"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이 2014년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된 이후 10년간 해외투자 규모가 2.3배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선 중위권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술·공급망 목적 투자 지원과 투자자본 조성 위한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발표한 '해외투자 국제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4년 해외투자자산은 2조51000억 달러로 OECD 38개국 중 16위였다. 해외투자 확대 속도는 OECD 국가 중 캐나다(2.43배) 다음으로 빨랐으며, 대외 순채권도 809억 달러에서 1조1000억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투자자산 비율은 134.4%로 OECD 38개국 중 26위였으며, 영국(499.7%), 프랑스(357.7%), 독일(309.2%), 일본(264.4%) 등 주요국에 비해 낮았다. 해외투자자산은 직접투자(FDI),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 예금, 대출 등 기타투자, 파생상품, 외환보유고 같은 준비자산 등 한 국가가 해외에 보유한 전체 자산을 뜻하는 개념이다.
해외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변화했다. 2014년에는 준비자산(33.9%), 직접투자(24.3%), 예금, 대출 등 기타투자(19.9%) 비중이 컸다. 반면 2024년에는 직접투자(30.4%), 주식(29.6%), 채권(10%)의 비중은 증가하고 준비자산(16.5%), 기타투자(11.7%)의 비중은 줄어들었다.이제는 주식 등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선진국형으로 바뀐 것이다.
투자비중이 바뀐건 자산별 증가속도 차이 때문이었다. 실제 10년간 주식은 투자규모가 5.2배, 채권은 4배, 직접투자는 2.9배 늘어난 반면, 대출, 예금 등 기타투자는 1.4배, 외환보유고 등 준비자산은 1.1배로 상대적으로 증가속도가 느렸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변화하면서 우리나라의 투자 수익률도 개선됐다. 2000년~2004년의 해외투자 수익률은 2.9%였으나, 이후 2010~2014년 3.6%, 2020~2024년 4.4%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수익률은 같은 기간 캐나다(5.5%), 미국(4.7%) 등과 비슷하고 독일(3.7%), 프랑스(3.6%), 영국(3.0%), 이탈리아(2.3%), 일본(1.3%) 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및 주식·채권투자 모든 부문에서 미국의 비중은 29.6%로 중국과 홍콩을 합친 17%보다 컸다. 주식과 채권투자에서는 미국 비중이 2013년에서 37.1%에서 2023년 59.2%로 늘어나 집중도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해외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제로 △전략적 목적의 해외투자에 대한 지원 강화 △금산분리 규제 완화 △현지시장 정보 제공 및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 등을 제언했다.
소재·부품·장비 또는 국가전력기술 관련 해외 기업으로 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공제(5~10%) 대상을 확대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서 현재 20%로 제한된 해외투자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흥국 공적개발원조(ODA)를 기업 투자로 연결하는 민관 설계도 고도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를 새로운 국부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투자가 수익 창출뿐 아니라 선진 기술 확보, 공급망 안정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