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관세 리스크 완화로 마진 개선…하반기 반등 기대감
정제마진 1분기 3.2달러→2분기 5.6달러…불확실성 해소
단기 유가 상승, 손익 개선에 긍정 효과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의 상호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다. 국제 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국내 정유업계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평균 3.2달러로 손익분기점인 4달러대를 밑돌던 평균 정제마진은 2분기 5.6달러까지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취임 직후 상호관세 부과 의지를 드러내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졌고, 그에 따라 1월 4주 차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배럴 당 0.6달러로 92주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국가별 무역협상에 돌입하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됐고, 이달 초 한국·일본·EU 15%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확정했다.
이에 힘입어 평균 정제마진은 6월 1주차에는 주간 평균 7.2달러까지 올랐고, 이번 달 2주차 주간 평균은 4.3달러를 기록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등의 국제유가도 8월 기준 60달러대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 21일(현지시간) 기준 10월 인도분 WTI는 전달 대비 0.81달러 오른 배럴당 63.5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합의가 여전히 불확실해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더 오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석유 거래 자문사인 리터부시앤드어소시에이츠는 "일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서서히 시장에 다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 유가 상승은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평가손익 관점에서 정유사 손익에 호재로 작용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601만 4000배럴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130만 배럴)보다 4배 넘게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원자재 분야 투자자문사인 어게인캐피털은 "원유 재고가 상당히 감소하고 강력한 정유 수요로 큰 폭의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근 월간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올해 원유 수요의 증가를 전망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최근 마진 개선과 유가 안정화를 바탕으로 하반기 정유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상반기 정유사들은 유가 급락과 환율 변동 등에 따른 재고자산평가 손실 영향으로 합산 1조 30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 수익성이 3분기 다소 개선될 전망"이라며 "경유, 휘발유 등 주요 제품 마진이 전 분기 대비 29%, 14% 상승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분기 말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지 않으면 전 분기 대비 개선된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031억원, 26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이 전망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관세 리스크 완화 등으로 글로벌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줄고, 국제유가가 안정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제마진 역시 손익분기점을 안정적으로 웃돌고 있어 하반기 손실 폭이 줄어드는 등 점진적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 변동에 따른 유가 급락 시 재고손실 리스크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은 여전히 변수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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