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더딘 OLED 확산·中 추격…마이크로 RGB TV로 돌파구 모색
세계 최초 출시…미세 RGB 칩 백라이트로 활용해 색 재현력↑
中보다 작은 칩, 기술 우위…OLED보다 대형 제조 쉬워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경쟁 심화와 성장 정체로 위기를 맞은 TV 사업의 돌파구로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였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더딘 확산 국면에서 중국 업체들의 미니 LED TV와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RGB TV를 기존 OLED, QLED와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115인치 크기의 마이크로RGB TV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선택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 기준으로 지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쫓기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미니 LED TV는 흰색 초소형 LED 칩을 백라이트로 사용하는데,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는 빨강(R), 초록(G), 파랑(B) 색상의 LED 칩을 백라이트로 사용한다.
백라이트 단계부터 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흰색 백라이트가 컬러 필터를 통과해 색을 구현하는 미니 LED TV보다 색 재현력이 뛰어나다.
중국 하이센스도 이런 RGB LED 칩의 장점을 인식하고 올해 116인치 RGB 미니 LED TV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통상 100~300㎛(마이크로미터)인 미니 LED 칩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100㎛ 이하인 마이크로 LED 칩을 사용해 더 세밀하게 색을 표현하고 명암비를 극대화했다.
마이크로 RGB TV는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제정한 색 정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BT2020 면적률 100%를 달성했다.
마이크로 RGB TV는 또 다른 프리미엄 제품인 OLED TV와 비교해도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첫 마이크로 RGB TV를 115인치로 선보였듯이 LCD는 OLED와 비교해 대형 패널을 제작하기 쉬워 큰 화면을 선호하는 '거거익선' 트렌드에 대응하기 좋다.
OLED 패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기 발광 소자를 균일하게 증착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제어를 요구한다. 패널 크기가 커질수록 그만큼 공정상 결함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에 중소형 OLED 패널을 쓰는 모바일, 태블릿 시장과 비교해 TV 시장에서 OLED 확산세가 더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 883만 대로 집계됐는데, OLED TV 출하량은 607만 대로 전체의 약 3%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LCD 제조 방식과 OLED 수준의 화질을 갖춘 마이크로 RGB TV가 소비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와 LCD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마이크로 RGB는 색 재현력과 검은색 표현 등 기존 LCD와 OLED의 차이를 극복한 제품"이라며 "RGB 칩의 크기를 줄여 중국 제품과도 확실히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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