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DL, 저가 거래로 여천NCC에 962억 손실 초래…책임감 가져야"

여천NCC 부도 위기 넘겼지만 한화·DL 주주 갈등 심화

11일 오후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 3공장 앞.2025.8.11/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한화그룹은 DL그룹이 저가 거래로 여천NCC에 손실을 입혔다며, 책임감을 갖고 자금지원에 동참하라고 12일 촉구했다.

여천NCC는 1999년 당시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자 보유한 나프타 분해 공장(NCC)을 통합해 세운 합작 법인으로, 중국의 계속된 공급과잉과 경기 불황으로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전날(11일) DL 측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여천NCC의 부도 위기는 피했지만, 주주 간 갈등은 더 심화하고 있다.

한화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 "DL은 시장원칙과 법을 위반하고서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관철하겠다는 의도로 부도 위기에 놓인 여천NCC에 대한 즉각적인 자금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에 따르면 올해 초 여천NCC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에틸렌, C4R1 등 제품의 저가 공급으로 법인세 등 추징액 1006억 원을 부과받았다.

이 중 DL과의 거래로 발생한 추징액은 962억원(96%), 한화와의 거래는 44억원(4%)이라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한화는 "DL 주장대로 불공정거래 조건을 이어갈 경우 여천NCC는 국세청으로부터 또다시 과세 처분 등을 당해 거액의 손실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며 "한화 및 DL은 시장 원칙에 따라 공정한 거래 조건으로 여천NCC와 거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는 한화에 대한 계약 조건도 공정하게 시정하고자 한다"며 "거래조건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검증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L 측을 향해 시장원칙과 법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건에 의한 원료공급계약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화는 "DL은 여천NCC의 주주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급박한 부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금지원에 동참해 여천NCC 임직원과 지역사회, 석유화학업계의 불안을 해소해달라"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