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치료 등 활용"…사라양한방동물병원, 고압산소치료기 도입
한방·양방 융합 치료에 첨단 고압산소챔버 가세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전주 사라양한방동물병원이 고압산소치료기 '아이벡스 벳(IBEX vet)'을 도입, 재활·통증 치료 및 복합 질환 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11일 사라양한방동물병원과 제품을 유통하는 네오포유에 따르면, 고압산소 치료는 기압을 조절할 수 있는 밀폐된 특수 챔버 안에서 100% 산소를 평균 대기압의 1.5~3배 정도 압력에서 들이마시게 하는 치료다. 일반 상태보다 혈액 속에 더 많은 산소가 녹아들어 몸의 세포와 조직에 더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아이벡스 고압산소치료기는 국내 사람 대학병원 점유율 80%다. 3기압까지 100%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손상 피부 회복, 신경 증상 개선, 면역력 증진, 종양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서민영 사라양한방동물병원 원장은 "산소는 한의학에서 '기(氣)'의 핵심 요소와 직결된다"며 "기는 양방에서 곧 에너지(ATP)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생성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충분해야 미토콘드리아에서 38 ATP를 만들 수 있는데, 저산소 상태에서는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며 "고압산소치료는 종양이나 피부 질환을 가진 동물, 단두종처럼 산소 효율이 낮은 동물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산소치료기 도입 배경을 전했다.
서 원장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졸업 후 의과학과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양방 중심 진료를 하다 복합 질환 치료의 한계를 느끼고 전통수의학 교육과정을 이수, 침술과 한약을 포함한 통합 치료를 병행하게 됐다. 서울대 재학 시절 최금화 교수의 한의학 강의와 한약방 가문에서의 성장 배경이 이러한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2018년 개원한 사라양한방동물병원은 재활 치료와 복합 질환 관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뇌신경질환·후지 마비·사지마비·경련·종양 등 중증 환자(환견·환묘)를 주로 치료한다.
그는 "1인 동물병원이지만, 2·3차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된 반려동물이 마지막으로 소개받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동물병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보호자 동반 치료 시스템이다. 반려동물이 수액 처치를 받을 때나 고압산소치료, 재활치료 등 모든 과정에 보호자가 함께한다.
서 원장은 "사람 아이 병원에서는 보호자가 꼭 함께 옆에 있어 달라고 하는데, 왜 반려동물은 그러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심장병·폐수종 등 질환을 가진 반려동물들은 입원장에 혼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아 상태가 악화하는 경우를 보고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보호자가 옆에 있으면 반려동물이 훨씬 편안해하고, 보호자 만족도도 높다"고 덧붙였다.
매년 사람 의료기 박람회를 방문하며 최신 장비 동향을 확인한 서 원장은, 사람 대학병원에서 고압산소챔버가 중요한 치료 장비로 쓰이는 것을 보고 네오포유를 통해 동물용 장비를 직접 도입했다. 규모는 1인 동물병원이지만 체외충격파·레이저 장비 등 고가 장비를 2대씩 보유할 정도로 치료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올해 1층까지 병원을 확장해 '반려동물 항노화센터' 설립도 앞두고 있다.
보호자 동의를 받아 검사 후 그냥 버려질 수 있는 남은 혈액을 7년간 2000건 이상 확보한 것도 사라양한방동물병원의 자부심이다. 혈액은 -70도 냉동고에서 보관한다. 중성화 수술을 한 건강 개체부터 중환자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대학 연구진에 샘플을 제공하고 치료 키트 개발에도 협력 중이다.
서 원장은 "최신 장비와 전통수의학의 지혜를 접목해, 국내 반려동물 의료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며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찾아오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물병원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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