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피하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K-배터리 소재사 '북미 플랜' 박차
포스코퓨처엠·솔루스·에코프로비엠 북미 현지 생산
USMCA '무관세' 효과 기대…공급망 안정 위한 배터리사 요구도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배터리 소재사가 북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003670)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르 '얼티엄캠'을 올해 하반기 완공하고 내년부터 본격 가동한다. 당초 지난해 완공을 목표로 했던 이 공장은 배터리 시장 침체로 인해 완공 시점을 미뤄오다 최근 가동 시점을 정했다.
솔루스첨단소재(336370)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퀘벡주 그랜비에 북미 첫 동박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장 완공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회사는 북미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장 건립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이들이 북미지역 공장 가동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관세와 미국 내 수요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협정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을 이용해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 경우 높은 관세를 부과받는 중국산을 상대로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 기업이 미국에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기 위해 중국과 같은 금지외국기관(PFE)가 아닌 곳에서 음극재, 양극재를 조달해야 한다는 점 역시 북미지역 투자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겨냥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라도 국내 배터리사의 북미 생산은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최근 테슬라와 단일 계약 기준 최대인 총 43억900만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와 SK온도 미국 에너지 기업들과의 공급 계약을 논의 중으로 연내 수주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에 맞춰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북미 현지에 17GWh, 2026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006400)와 SK온도 미국 수주를 준비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현지 공장 설립 가능성에 대한 고객 문의가 급증했고, 일부 고객은 현지 공장 설립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고객 요청 강도, 투자 경제성, 필요 설비투자액(CAPEX) 등을 종합 고려해 면밀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배터리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차(EV) 침체는 북미지역 투자의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북미지역 공장 운영 계획을 밝히면서도 "시황 악화 등으로 인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퀘벡 베캉쿠르에 대규모 공장을 추진 중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북미 관세·보조금 환경 변화를 지켜보며 공장 건설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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