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스크린 전쟁', 이번엔 '빔 프로젝터'…TV 부진 '구원투수'

코로나 이후 '홈 시네마' 확산…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활기
삼성전자 '더 프리미어' 북미 1위…LG전자, 신제품으로 '반격'

LG전자가 강력한 성능과 미니멀 디자인을 모두 갖춘 시네빔 쇼츠를 출시하며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터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4일 밝혔다.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4/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가정용 빔 프로젝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홈 시네마'가 확산하고 있고, TV가 있는 가구에서도 초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빔 프로젝터를 보조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TV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틈새' 빔 프로젝트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정용 빔 프로젝터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벽으로부터 40㎝ 거리에서 100인치 4K 화면을 투사하는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터 'LG 시네빔 쇼츠'(모델명: PU615U)를 출시했다.

LG 시네빔 쇼츠는 가까운 거리에서도 대화면을 투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높여주는 '초단초점' 기술을 탑재했다. 40인치 화면을 투사하기 위해 8.1㎝만 있으면 되고, 39.3㎝가 확보되면 100인치 대화면을 투사할 수 있다.

LG전자의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웹OS를 탑재해 프로젝터에 별도 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LG전자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LG채널과 OTT, 게임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초소형 프로젝터 '시네빔 큐브'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 초단초점 기술을 탑재한 '시네빔 쇼츠'를 통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가정용 프로젝터를 먼저 출시한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2010년대 초 휴대용 LED 프로젝터 '미니빔'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빔'을 출시했지만 당시 제품들은 TV를 대체하기보다 캠핑이나 여행지에서 가볍게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용도로 활용됐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가정용 프로젝터 브랜드를 '시네빔'으로 통합했으나 한동안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집에서 영화나 OTT를 감상하는 '홈 시네마' 문화가 정착하면서 가정용 프로젝터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와 함께 프리미엄 빔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The Premiere)'를 객실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시네마 스위트 with 삼성 더 프리미어' 객실 패키지를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2022.5.18/뉴스1

삼성전자는 이런 트렌드를 읽고 TV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대화면과 고화질을 제공하는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를 2020년 10월 출시했다. 초단초점을 탑재해 가까운 거리에서 130인치까지 스크린을 확대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더 프리미어를 5, 7, 9 세 가지 라인업으로 운영 중이며, 2022년에는 휴대성을 강조한 '더 프리스타일'을 출시했다. 더 프리미어는 출시 후 북미 프리미엄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LG전자가 지난해와 올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TV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가정용 프로젝터가 TV의 보완재로 주목받는다. 올해 2분기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MS 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9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DA(생활가전) 사업부와 합산 영업이익이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00억 원 줄었다.

실내 공간이 작은 1인 가구, 2인 가구에서는 가정용 프로젝터가 TV를 대체할 수 있고, TV가 있는 가구에서도 침실이나 야외에서 가정용 프로젝터를 서브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터가 TV를 대체하기보다는 이동식 스크린과 같이 보완하는 제품이라고 본다"며 "1인 가구, 신혼가구 등을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