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전문가 "대미 투자펀드, 가보지 않는 길…구체화 작업 과제"
"통상 협상 이제 시작…기업 경쟁력 유지 위해 비상한 지원해야"
"민관협력의 새로운 전개 필요…원산지 규정 강화 경각심 가져야"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통상 전문가들이 한미 상호 관세 협상 합의 사항 중 하나인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해 "가보지 않는 길"이라면서 양국이 산업 협력 프로젝트를 얼마나 발굴하는지 여부에 성패가 달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양국의 통상 협상은 이제 시작이며 모호한 내용에 대한 구체화 작업이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진화하는 한미 경제동맹, 관세를 넘어 기술 및 산업 협력으로' 좌담회를 열고 양국 통상 전문가를 초청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투자 펀드는 가보지 않는 길이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기에 양국에 도움이 되는 디테일을 잘 채워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한국은 제조 경쟁력, 미국은 첨단 기술과 큰 시장을 바탕으로 상생, 협력의 산업 협력의 선례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미 협상에 대해 '선방'했다고 공통적으로 평가했다. 최석영 전 제네바무역대표부 대사는 "최악의 국면은 피했고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최악의 상황에서 선방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협상의 모호성이 아쉬운 내용이라고 했다. 최 전 대사는 "정치적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모호성을 창출하는 기법을 사용했는데 나중에 문안 협상을 할 때 본격적인 쟁점이 드러날 수 있고 후속 협상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 대사는 "차후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한미 안보 협력과 같은 부분과 무역협상에서 모호했던 부분을 양국이 모두 승리하는 쪽으로 구체화시켜야 하는 작업이 과제"라고 했다.
이 교수도 "시간이 없는 점은 이해하지만 추후 논의하기로 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걱정스러운 것은 (한미가) 서로 말이 다른 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민관 협력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교수는 "민관 협력을 잘하고 있지만 새로운 차원의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새로운 협력의 전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유 교수는 "(급변하는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 경쟁력"이라며 "대체 불가능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비상의 시기이고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정책을 하는데 우리 정부도 대기업, 중소기업을 다 포함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기업에 비상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최 전 대사 역시 "각국이 자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에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변화된 상황에 맞춰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괄적인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기업의 원산지 규정 강화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 전 대사는 "미국의 상호 관세 행정명령에는 원산지 단속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원산지를 위반했을 때 추가 관세와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산지 규정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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