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걸리던 패널 설계, 8시간 만에…LGD, AX로 생산성 혁신

설계·생산·사무 전 과정 AI 전환…효율 높이고 비용 절감
AI로 OLED 양품 생산량 확대…연간 2000억 절감

LG디스플레이 AX 도입 성과(LG디스플레이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G디스플레이(034220)가 개발, 생산 등 사업 전 영역에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생산성 혁신을 추진한다. 이미 한 달 걸리던 까다로운 패널 설계를 8시간 만에 끝내는 성과를 거뒀고, AI 어시스턴트를 고도화해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높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AI 전환(AX)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모든 사업 영역에 자체 개발한 AI를 적용해 AX를 확산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한 달 걸리던 이형 패널 설계, AI로 8시간 만에 완성

LG디스플레이는 '설계 AI'를 도입해 첫 단계로 지난 6월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패널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형 디스플레이는 정형(正形) 디스플레이와 달리 패널 외곽부 엣지 부분이 곡면이나 얇은 베젤로 이뤄진다.

기존에는 외곽부 디자인을 수작업으로 매번 다른 구조의 보상 패턴을 설계해야 해 오류나 불량이 빈번했고, 하나의 도면 생성에 평균 1개월이 걸렸다.

LG디스플레이 '엣지 설계 AI'는 패널 엣지 부분에서 곡면이나 좁은 베젤에 필요한 패턴을 자동으로 설계해 소요 시간이 8시간으로 줄었다.

시야각에 따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색 변동을 최적화하는 광학 설계에도 AI를 도입해 기존에 5일 이상 걸리던 설계 시간을 8시간으로 단축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기판 설계에 AI 적용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이후 재료·소자, 회로, 기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생산 체계 OLED 전 공정 도입…연간 2000억 절감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AI 생산 체계'는 OLED 제조 공정에 특화됐다. 모바일을 시작으로 연내 TV, IT, 차량 등 OLED 공정 전반에 적용한다.

복잡한 OLED 제조 공정 도메인 지식을 학습한 AI는 OLED 제조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이상 가능성을 자동 분석하고 설루션까지 제안한다

이를 통해 통상 품질 개선에 걸리던 시간을 평균 3주에서 2일로 단축했고, 양품 생산량 확대로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됐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AI가 스스로 판단해 생산성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간단한 장비 개선도 알아서 제어하는 단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AI 어시스턴트 '하이디'…검색부터 보고서 초안까지 만능

생산직을 포함한 사무직 직원의 업무 생산성 혁신을 위해 자체 개발한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도 적용한다.

하이디는 AI 지식 검색,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회의록 작성, 메일 AI 요약 및 초안 작성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반기에는 보고용 PPT 초안을 작성하는 기능 등 고난도 AI 업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디 서치'는 사내 문서 약 200만건을 학습해 업무 관련 질문에 대해 최적의 답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파주 사업장 방문객 등록 절차 알려줘(시스템 매뉴얼)"를 입력하면 사내 문서에서 찾은 답변이 표출된다. 오는 10월부터 이미지 검색 기능도 탑재한다.

하이디 도입으로 일평균 업무 생산성이 이전 대비 약 10% 향상됐다. LG디스플레이는 하이디를 고도화해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외부 AI 어시스턴트 구독으로 발생하는 비용 연 100억원의 절감 효과도 창출했다.

하이디의 두뇌 역할을 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LG AI 연구원의 '엑사원'을 활용했다. LG그룹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재화한 LLM이기 때문에 보안 안정성이 높고, 외부로의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는 "전사 차원의 AX 혁신을 추진해 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고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