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국내 최대 전압형 HVDC 변압기 공장 신축…조현준 "기술주권 상징"
2년간 3300억 투자…경남 창원 공장서 신축 기공식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중추 역할 기대…글로벌 시장 겨냥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효성(004800)이 미래 전력망의 핵심 기술인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압기 생산기지를 구축한다고 30일 밝혔다.
효성중공업(298040)은 이날 오전 11시 경남 창원 공장에서 HVDC 변압기 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종양·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은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내 부지 약 2만 9600㎡에 들어설 예정으로 2027년 7월 완공된다. 효성중공업은 공장 신축 약 2540억 원을 포함해 HVDC의 핵심 설비인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시설 증축, 연구개발(R&D) 과제 수행 등 HVDC 사업을 위해 향후 2년간 총 33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HVDC는 단순한 송전 기술을 넘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전력시장을 이끌 기술주권의 상징"이라며 "효성중공업은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 HVDC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신축되는 공장은 국내 최대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공장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HVDC는 초고압교류송전(HVAC) 대비 먼 거리까지 전력손실을 최소화해 송전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특히 효성이 보유한 전압형 HVDC 기술은 재생에너지 발전과 연계가 가능하다.
현재 HVDC 기술은 소수의 해외 전력기기 업체만 보유해 해당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그동안 관련 기술을 외국에 의존해 왔으나, 효성중공업이 2017년부터 HVDC 개발을 시작해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독자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효성중공업은 향후 2GW(2000 M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통해 소수 해외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HVDC 시장에서 기술 국산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의 HVDC 기술 개발과 생산기지 구축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압형 HVDC는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하고 전력계통 안정화에도 유리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국내 기술이 적용된 HVDC를 사용할 경우 전력망 유지보수와 고장 시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이 HVDC 변압기 공장 신축에 나설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배경을 두고 재계에선 조현준 회장의 리더십이 한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0년대 글로벌 전력시장이 위축되면서 효성중공업은 실적 악화와 적자 부담을 떠안았지만 조 회장은 뚝심을 갖고 밀어붙여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수년간 글로벌 전력시장 침체와 유럽 선진 업체와의 기술력 격차 속에서도 AI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미래전력망 관련 R&D 투자를 멈추지 않으며 전력기기 분야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평소 조 회장은 "중공업의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만 HVDC가 특히 제일 중요하고 세계 1등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회사보다 저력이 있기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신축 HVDC공장 가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8년부터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기존 교류 전력시장 수요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직류 전력시장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효성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탈 설루션 제공사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전력시장에서도 HVDC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국가 간 송전망 연결(슈퍼 그리드)이 활발한 유럽과,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소모가 급상승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시장이 지속 확대 중이다.
글로벌 HVDC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22억 달러(약 16조 8000억 원) 규모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8.1% 성장했다. 2034년에는 약 264억 달러(약 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중공업은 HVDC 변압기 공장 신축을 발판으로 현재 협의 중인 해외 프로젝트를 포함, 글로벌 시장으로 점차 보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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