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고용장관 만나 "노조법 개정, 기업인들 걱정"

"AI 도입으로 노동 환경 프레임 변화…빨리 받아들여 경쟁력 유지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상견례를 겸한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상공회의소)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4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노란봉투법) 등 주요 노동 현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대한상의에서 취임 인사차 방문한 김 장관에게 "기업인들이 고용노동 환경 변화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많은 분이 최근 고용 변화에 대해 약간의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임금,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그동안의 (노동) 이슈였는데 최근에는 노조법 2·3조를 바꾼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리고 정년 연장 문제도 새롭게 나와 어떻게 되느냐가 저희의 현안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했다. 21·22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재의요구권 행사로 모두 폐기됐고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노동 공약으로 채택됐다.

경제계는 주요 노동 관련 현안 중 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크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최 회장은 또 "인공지능(AI)이 많이 도입되면 노동이나 경영에서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원래부터 갖고 있는 노동 환경에 대한 프레임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에 맞는 프레임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노동 환경이 기존) 규정 시간의 형태가 아닐 수도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에 관여된 형태의 근로 조건 형태로 진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한국이 이것을 빨리 받아들여서 제조업이나 기존의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로 환경 유연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깊이와 폭이 어디일지 모른다는 것이 고민 같다"며 "우리 부는 인간과 노동(에 있어서) AI라는 새로운 도전에 맞게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도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기술 변화에 따른 유연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최 회장의 좋은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비공개로 이어진 간담회에선 노란봉투법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가 나왔다. 면담에 동석한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은 김 장관에게 "요즘 기업인들이 굉장히 위축됐고 심려도 있으며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박 회장은 "어려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한다"며 "장관님께서 더 기업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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