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Q 영업익 관세 여파로 8280억원 줄고 환율 6320억원 늘어

관세 직격탄 환율 효과로 상쇄…"탄력적 시장 대응"
이승조 부사장 "완성차·부품 현지화"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7.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올 2분기에 미국 관세 직격탄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환율 효과 덕분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현대차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현지 생산 확대와 생산 효율화 등 전략으로 관세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액 48조2866억 원, 영업이익 3조6015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차량 판매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7,3% 늘며 역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5.8% 줄었다. 2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106만58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량 증대로 외형적 성장이 가능했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고,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인센티브 및 판매 비용 증가 등의 원인으로 손익이 둔화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5.1.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가장 크게 끼친 것은 미국 관세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현지 판매가 인상이 없는 한 관세 부담은 현대차가 오롯이 감당하는 상황이다.

IR 자료에 따르면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분은 8280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믹스 개선에도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74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났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은 62.4%로 1년 전 60.5%보다 1.9%포인트(p) 증가했다. 관세 등 두 가지 요인으로만 1조5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한 셈이다.

그럼에도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인 3조5472억 원을 소폭 웃돈 것은 환율 덕분이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 오른 1404원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6320억 원 증가했다.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메종 디탈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론칭 행사에 차량이 전시돼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5.1.15/뉴스1

현대차는 관세 영향과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단기 방안으로는 경쟁사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 인센티브와 가격전략을 실시하고 재료비, 가공비 절감은 물론 부품 변경을 추진해 생산 효율화를 통한 근본적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중장기 전략으로는 R&D(연구개발), 생산, 품질 등 다각적 부분에서 전략적인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별로 완성차 현지생산 확대를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며 "단기 대응과 중장기 전략을 통해 관세 대응은 물론 당사의 근본적인 펀더멘탈 개선을 목표로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