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중국 팹, 美 규제 범위 내 기존대로 운영…HBM 투자 확대"

(서울=뉴스1) 박기호 최동현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중국 팹(Fab)을 기존대로 운영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대응을 위해 투자를 더 늘리기로 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24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여파에 따라 중국 공장 활용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중국 팹(Fab)은 기존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중국 팹에 대해 "위치뿐 아니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서도 매우 중요한 생산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레거시(범용) D램 수급 상황을 보면 중국 팹 운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며 "업계 전반으로 HBM 양산 확대로 일반 D램 캐파(CAPA) 확대에 제약이 생기고, DDR5나 LPDDR5 전환 과정에 레거시 제품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각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 2320억 원, 영업이익 9조 2129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 HBM 공급 확대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9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SK하이닉스는 HBM 성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의 참여로 HBM 공급 확대로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성능 향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제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요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에 HBM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두 배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HBM 공급 계약 관련해서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 프로젝트의 다양성이 증가함에 따라 제품 믹스와 가격 등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과 AI 반도체 영역에서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 최적의 공급 조건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중국용 인공지능(AI) 칩인 'H20' 판매를 재개하는 것과 관련해 "수출 제재 전까지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HBM의 주요 벤더로서 공급한 이력이 있다"며 "신속한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도 늘릴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 투자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원칙"이라면서 올해 투자를 기존 계획 대비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투자는 HBM 생산을 위한 장비 투자분이다. 최종적인 투자 규모에 대해선 "주요 고객과 협의가 완료되는 시점에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4 역시 업계 선두의 제품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제품 가격에 대해 "원가 상승을 고려한 가격 정책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수익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고객에게 최적의 가격으로 제공하도록 협상하고 있다"고 했다. 제품 가격에 가격 인상 요인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는 성장세가 다소 제한되겠으나, D램은 한 자릿수 초중반 성장률을 전망했다. 송 사장은 "3분기는 2분기의 큰 폭의 출하량 증가가 있었던 만큼 완만한 출하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D램은 한 자릿수 초중반 수준, 낸드는 다소 제한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생산 종료 예정인 구형 D램(DDR4)과 관련해 올해 매출 비중을 한 자릿수로 줄이되, 일부 고객사에는 지속해서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낸드 시장의 경우 아직은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저장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연산용 캐시로 활용되면서 AI 시스템 내 역할을 차지하는 시점에 낸드 시장에서 큰 폭의 수요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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