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美 법원서 페달포인트 핵심 임원 증언 확보"

고려아연 '이그니오 인수 의혹' 규명 본격화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 김병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영풍(000670)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의 '이그니오 투자 의혹'과 관련해 미국 현지 핵심 인력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18일 영풍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각)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 Holdings)의 임원을 상대로 한 영풍의 증언 요청을 3영업일 만에 신속히 인용했다.

이로써 페달포인트의 주요 임원이자 이그니오 투자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최고재무책임자(CFO) 함 모 씨를 비롯해 시니어 매니저 하 모 씨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경영대리인인 최윤범 회장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미 폐기물 수거 업체인 이그니오를 5800억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는 대규모 손실을 끼치고, 매도자에게는 투자금의 약 100배에 이르는 이익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영풍이 미연방법 제1782조에 따라 한국에서 진행 중인 주주대표소송에서 사용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 사법적 협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영풍과 MBK 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특히 미국 법원이 결정문에 "페달포인트의 재무자료는 이그니오가 과대평가된 가격으로 인수됐음을 보여줄 수 있으며, (고려아연의) 이사들이 거래에 대해 적절한 실사를 하지 않았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기업 가치를 수용했음을 입증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이그니오 인수 의혹을 규명하고 고려아연 이사회의 책임을 밝히기 위한 주주대표소송을 더욱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