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4 단종에 메모리 재편 가속화…삼성·SK, HBM 경쟁 '올인'
상위 4대 메모리 업체, 내년 4월까지 DDR4 출하 종료
DDR5·HBM 생산 확대…삼성 1c D램 HBM4로 반전 계획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구형 D램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4 단종 시점이 다가오면서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선단 제품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10일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창신메모리(CXMT) 등 글로벌 상위 4대 메모리 업체들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4월 사이 DDR4 출하를 종료할 계획이다.
회사별 출하 종료 시점은 △삼성전자 2025년 12월 △SK하이닉스 2026년 4월 △마이크론 2026년 1분기 △CXMT 2025년 4분기 등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0% 초반 수준이던 DDR4 매출 비중을 올해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DDR4 매출 비중을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하 종료 시점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단종할 계획은 맞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DDR5 양산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전면적인 세대 전환이 일어나는 셈이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DDR5로 전환은 가속이 붙었다. HBM은 DDR5 D램으로도 막대한 데이터 처리량을 감당할 수 없어 개발된 제품이다.
수익성이 낮은 DDR4 단종과 DDR5 및 HBM 생산 확대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기업별로 희비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로서는 아직 엔비디아에 HBM3E 12단 품질 인증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HBM 물량이 재고로 남는 문제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6조2000억 원)를 밑도는 4조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HBM 재고 및 중국에 대한 AI 칩 판매 제약에 따른 파운드리 재고 평가 충당금이 발생한 영향이다.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은 AMD와 브로드컴 탑재가 확정되면서 우려는 다소 덜었지만,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HBM3E 12단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통과하면서 연말 양산이 예정된 6세대 HBM(HBM4)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앞선 1c D램(6세대 10나노급) 기반의 HBM4를 통해 승부를 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고, 연말까지 차질 없이 HBM4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 HBM 물량은 이미 판매 계약이 체결돼 있어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삼성전자보다 안정적인 상황이다.
최근 추론 AI 확산으로 HBM뿐 아니라 DDR5, GDDR7 등 다른 고성능 메모리 시장도 확대되는 점은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각 사의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주문형 반도체(ASIC)에는 성능, 전력 효율 등 중요한 요소에 따라 다양한 메모리가 탑재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별로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속도, 발열 등 요구사항이나 용처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저변이 넓어지는 만큼 물량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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