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연내 1조 투자 화장품·에너지 진출…애경산업 인수 추진

3년 연속 적자…내년까지 약 1.5조 투자로 사업구조 개편
섬유·석화 부진에 신성장 동력 찾기 나서…신규 법인 설립도 추진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국제건강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 헬스&뷰티위크)’가 외국인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화장품, 헤어, 에스테틱, 네일, 이너뷰티와 헬스 등 미용산업과 건강산업 관련 트렌드를 전시하는 이번 박람회는 30일까지 계속된다. 2025.5.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태광산업(003240)이 내년까지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자해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개발 사업에 진출한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 자회사를 통해 애경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들었고 적격 예비 인수후보(숏리스트)에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은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와 설립을 위해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의 업황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내년까지 집행할 투자 규모는 현재 보유한 투자가용자금을 크게 초과할 것"이라며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올인'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태광산업은 올해와 내년에 약 1조 5000억원가량을 투입하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투자계획이 예정대로 실행되면 올해 연말까지 1조 원가량을 집행하게 된다.

태광산업은 신규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에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미 투자 자회사를 설립해 애경산업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적격 예비 인수후보(숏리스트)에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 업종의 신규 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현재 유보금으로는 투자자금을 충당할 수 없어 외부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태광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금은 1조 9000억 원이지만, 실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 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우선 기존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에 5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고,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 치 예비운영자금 5600억 원도 의무로 보유해야 한다. 또 석유화학 2공장과 저융점섬유(LMF)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내달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3186억 원도 사업구조 재편에 투입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업종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태광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매출은 2022년 2조 6066억원에서 지난해 2조 1218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정책을 반영해 자사주를 소각하고 이를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을 통해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는 회사의 존립과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태광산업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하고 사업 목적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사업 목적에는 △화장품 제조·매매 △에너지 관련 사업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리츠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에 대한 투자 △블록체인 기반 금융 연관 산업 등이 포함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