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HBM 판매 50% 급증 '역대 최고' 매출…삼성·SK 기대감↑

매출 전망치 88억 달러 웃돈 93억 달러…사상 최고 D램 매출
다음 분기도 최고 매출 전망…SK하닉, 삼성전자도 훈풍

마이크론 HBM3E 12단 이미지(마이크론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50% 급증한 데 힘입어 2025회계연도 3분기(2~5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다음 분기에도 HBM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2분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93억 달러(약 12조 6000억 원), 영업이익은 25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0%, 영업이익은 164.6% 증가했다.

HBM 전 분기 대비 50%↑…다음 분기도 '최고 매출' 전망

마이크론이 달성한 매출은 시장 전망치 88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고부가 제품인 HBM 판매가 예상보다 더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사상 최고 매출 달성은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거의 50% 성장한 것을 포함해 사상 최고 D램 매출 덕분"이라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비자 중심의 최종 시장도 강력한 전 분기 대비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D램 매출은 총매출의 76%인 71억 달러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고, 낸드플래시 매출은 22억 달러로 같은 기간 4% 증가했다.

HBM 판매 확대는 최근 인공지능(AI) 추론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I 추론은 AI 훈련·학습과 비교해 요구되는 하드웨어 성능은 낮지만,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빅테크들도 적극적으로 인프라 증설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흐로트라 회장은 2025회계연도 4분기 매출을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한 107억 달러로 제시하면서 "5세대 HBM(HBM3E) 12단 수율과 생산량 확대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4분기에는 출하량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2025년 하반기 HBM의 점유율이 전체 D램 점유율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025년 전체 HBM 매출이 전년(180억 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3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올해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36.0%), 삼성전자(33.7%), 마이크론(24.3%) 순이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점유율 1위에 오른 것도 고부가 제품인 HBM 리더십 덕분이다.

시장 초기에는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공급이 모자란 상황에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모두 HBM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HBM 견조한 수요 전망에 SK·삼성전자 실적 기대감 커져

마이크론이 메모리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HBM 시장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는 실적 경신을 이어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매출 17조 6391억 원, 영업이익 7조 4405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7조 7030억 원 △1개월 전 8조 7378억 원 △1주일 전 8조 7783억 원 △전날(25일) 기준 8조 8397억 원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도 HBM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HBM3E 12단 설계를 변경한 개선 제품을 내놨고, AMD의 신형 AI 가속기 MI350X·MI355X에 해당 제품이 탑재된다. HBM에 대한 품질 우려를 해소한 성과로, 향후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대한 공급 기대감도 높아졌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