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녹색 지옥' 獨 뉘르 24시서 완주…'모리조' 아키오, 15바퀴 역주
[뉘르 24시]GR 야리스 서킷 113바퀴 돌아…올해 134대 中 88대만 완주
대회 직후, 아키오 장남과 감격의 포옹…현대차 TCR 클래스 우승
- 이동희 기자
(뉘르부르크=뉴스1) 이동희 기자 =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이 6년 만의 복귀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뉘르 24시)를 완주하며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은 유일한 마스터 드라이버 '모리조'(MORIZO)로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뉘르부르크의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막을 올린 뉘르 24시가 22일 오후 4시를 끝으로 종료했다. 전날(21일) 오후 4시 시작한 본선 레이스는 134대의 차량이 24시간 동안 질주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뉘르 24시는 전 세계 여러 대회가 있지만, 뉘르 24시는 프랑스 르망 24시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내구레이스 대회로 불린다. 북쪽 노르트슐라이페(Nordschleife) 구간 등 총길이 25㎞가 넘은 서킷은 170여개의 코너와 최대 300m에 달하는 높낮이 그리고 급변하는 날씨 등 극한의 환경으로 녹색 지옥(Green hell)으로 불린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가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자동차 성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이유다. 내구레이스의 성지로 자동차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내구레이스는 24시간 동안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20여개의 서로 다른 클래스에 134대의 차량이 출전했다. 차 한 대에 최대 4명의 드라이버가 나눠 주행하며 각 드라이버는 레이스 중 교체 없이 최대 3시간까지 운전할 수 있다.
모든 드라이버는 최소 15바퀴를 완주해야 하지만, 올해 대회는 중간 피트 정전으로 경기가 약 두 시간 가까이 중단되며 최소 주행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가혹한 레이스인 만큼 뉘르 24시의 완주율은 평균 60~70%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완주한 차량은 전체의 65%인 88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회서도 147대의 참가 차량 중 106대만 완주에 성공했다.
도요타는 올해 6년 만의 뉘르 24시 복귀를 알렸다. 도요타는 SP2T, SP8T등 클래스에 출전한다. 클래스별 출전 차량은 SP2T는 GR 야리스가, SP8T은 GR 수프라 GT4 Evo2다. 눈길을 끄는 점은 당연히 모리조다. 그는 GR 야리스의 운전대를 직접 잡았고, 그의 장남 도요다 다이스케도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모리조는 이번 대회에서 총 15바퀴를 달렸다. 함께 출전한 아키오의 장남 도요다 다이스케는 45바퀴를 달렸다.
다카하시 도모야 도요타 가주 레이싱 사장은 "레이스 내내 차량에 문제는 없었다"면서 "모리조가 첫 탑승에서 원래 3바퀴를 돌 예정이었으나,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며 (계획보다 더 달리며) 6바퀴를 달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도요타 레이싱팀의 강점은 최고 경영진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며 "이런 점들이 고객에게 진심으로 다가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도요타는 2007년 뉘르 24시에 처음 출전했다. 이는 레이싱팀 출범의 기틀이 됐고, 2019년까지 알테자, 86, 수프라, LFA 등 다양한 모델로 꾸준히 도전했다. 2019년에는 5세대 GR 수프라로 클래스 3위를, 2023년 GR 수프라 GT4 Evo2로 클래스 우승을 달성했다.
모리조는 "사람과 자동차를 단련해 ' 더 좋은 차 만들기'에 기여하는 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항상 변하지 않는 우리의 목표"라며 "레이스라고 하면 바로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도 사람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차도 사람도 더 단련된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지붕 아래 같은 차를 운전하며 역할에 따라 함께 일하는 이곳 '뉘르부르크링'이야말로 저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도 올해 뉘르 24시에 이름을 올리며 10년 연속 참가했다. 현대차는 2016년 첫 출전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완주에 성공했다. 특히 엘란트라 N TCR(아반떼 N TCR)은 TCR 클래스에서 최근 4년 연속 우승했다. 올해도 TCR 클래스에서 우승하며 5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처음 참가한 엘란트라 N1 컵 카(SP3T 클래스)는 22일 오전 8시44분 뒤에서 따라오던 27번 차량(람보르기니 우라칸 GT3 EVO2)과 추돌하며 중간에 완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올해 뉘르 24시의 종합 1위는 BMW M4 GT3 EVO로 SP9 클래스에 출전한 'ROWE RACING'이 차지했다. 이 팀은 24시간 동안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141바퀴 돌았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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