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구강보건의 날 맞아 구강건강 정책 제안

"치아를 지키면, 기억도 지킨다"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임지준 협회장 / 사진=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이하 치구협)는 제79회 구강보건의 날(2025년 6월 9일)을 맞아 치매 예방과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새로운 구강건강 정책 캠페인 '8024 고기 100'을 발표했다.

나아가 치매 예방과 구강건강의 연관성을 널리 알리고 구강건강이 치매 정책의 중요한 요소로 포함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 토론회도 예고하며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에 제안된 '8024 고기 100 캠페인'은 "80세까지 24개의 자연치아를 지키고, 100세까지 고기를 씹을 수 있는 힘을 유지하자"는 구체적인 건강 목표를 담고 있다.

이 캠페인은 단순히 치아의 개수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씹는 기능과 영양 섭취의 질, 나아가 삶의 질 전반을 아우르는 더 실용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의 국민 건강 운동으로 기획됐다.

임지준 회장은 "자연치아를 20개 이상 유지한 노인은 10개 미만인 경우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50% 낮다는 연구 결과(Fang et al., 2018, BMC Psychiatry)를 통해 입증된 것처럼, 치아 건강은 뇌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인의 단백질 섭취는 근육 유지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유지에도 중요한데, 그 출발점은 바로 씹는 힘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 회장은 "고기를 씹는 즐거움을 유지한다는 것은 곧 일상의 활력과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며 이는 결국 치매 예방과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치구협은 이번 캠페인을 일본의 '8020운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차세대 국민 구강건강 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건강수명이 전국 평균보다 6~8년 낮은 것으로 조사된 부산 영도·중구, 강원도 양구, 전북 임실, 인천 동구, 전남 보성 등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구강건강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지역 치과의사회, 보건소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지역 내 주민 교육, 예방 중심의 방문 구강 관리 서비스, 저소득층 대상 진료 연계 프로그램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치구협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수립 중인 제5차 국가 치매관리종합계획(2026년~2030년)에 구강건강 관리 항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관련 정책 제안을 준비 중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오는 9월 21일 '치매 극복의 날'을 전후로 국회에서 '구강건강과 치매예방 연계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토론회에서는 구강건강의 과학적 근거뿐 아니라 현장 의료진의 경험, 지역사회 기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공유하고, 정책 반영의 실질적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제공

임지준 회장은 "지금까지 발표된 네 차례의 국가 치매관리종합계획 어디에도 구강건강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사각지대"라며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이제 입속 건강부터 살펴야 하며, 구강은 기억을 지키는 첫 번째 방어선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건강한 노후는 입속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치아를 지키는 일은 곧 기억을 지키는 일이자, 맛있는 식사를 지키고 나아가 삶의 질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제는 치과계, 정부,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때"라면서 "구강건강을 중심으로 한 치매 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예방적 돌봄의 시작이며, 모든 국민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