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와 삼성 경쟁"vs"반려동물 건강검진만 하고 치료 안 해"
수의사들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설립 반대"
케어센터 대표 "센터에서는 검진 데이터만 수집"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는 구멍가게와 삼성 간 경쟁이나 마찬가지."
"헬스케어센터에서는 반려동물 건강검진만 하고 치료는 하지 않을 것."
동물진료법인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SNU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설립을 두고 수의사들 간 격론이 벌어졌다.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는 서울대학교 사업지주회사인 SNU홀딩스의 자회사 스누펫(SNU펫)에서 지원하고 있다. SNU홀딩스 이사회 의장은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다.
비영리를 내세운 케어센터는 지난해 12월 서울시로부터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향후 센터 내에서 확보된 건강검진 데이터의 우선 실시권을 스누펫에 제공하는 구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스누펫에는 SNU홀딩스 자금 3억원과 외부 투자금 5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수의사들 사이에서는 외부 자금이 투입된 '제2의 영리법인'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수의사회와 광진구분회는 지난 15일 간담회를 열고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이사장인 성제경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로부터 입장을 듣는 것과 동시에 센터 설립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성제경 이사장은 "수의학 분야에서 특정 질환에 대한 데이터는 확보되고 있지만, 사람처럼 아프기 전 건강검진에 대한 데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없다"며 "부분적인 데이터가 아닌 종합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질환에 대한 바이오마커나 치료방법 개발 필요성을 느꼈다"고 센터 설립 배경을 밝혔다.
그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많은 마릿수의 건강검진을 소화하거나 전주기 생애데이터를 얻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 센터를 설립하게 된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데이터 확보도 중요한 만큼 이런 부분을 제도적으로 확립하고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증상 개체를 대상으로 풀(full) 검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데이터 확보를 위해 공공목적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검진만 하고 치료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수의사들은 "케어센터가 지역 동물병원과 상생한다고 했지만 이미 건강검진 자체가 다른 병원의 진료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센터 설립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원장은 "기존 검진센터들을 보면 대부분 잘 안 됐다"며 "케어센터에 외부의 영리 자본이 투입됐으니 검진으로 수익이 안 나면 결국 치료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 원장은 "서울대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쳐서 수의사를 배출해놓고 또 다시 교수가 학생과 불공정 경쟁을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강진호 광진구분회장은 "외부 자본이 투입된 서울대를 시작으로 2차, 3차 다른 병원도 비슷한 사례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어센터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건강검진 병원 대신 다른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은 "10여 년 전 수의사들이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은 외부 자본이 투입된 펫숍병원, 사무장병원을 막기 위해서였다"며 "기존의 병원 인프라를 활용해 원하는 검진항목, 혈액샘플 등을 받아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면 지역 병원과도 상생하는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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