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TV 상대 텃밭서 1위 빼앗는다 '선전 포고'
LG "1500달러↑ 시장 1위", 삼성 "국내 OLED 1위"
中 LCD 점유율 확대…수익성 위해 프리미엄 중요성 커져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올해 TV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LG전자가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1위를 목표로 제시하자, 삼성전자는 국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1위에 오르겠다며 맞불을 놨다. 이는 각각 상대방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에서 왕좌를 빼앗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7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TV 신제품 출시 행사 '언박스&디스커버(Unbox & Discover) 2025'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OELD TV) 한국시장에서 올해 1등 하겠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OELD 경쟁력이 다른 회사 제품보다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첫 번째로 풀라인업이 갖춰줬고, 막강한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돼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OELD 라인업을 3개 시리즈(SF95·SF90·SF85)에 6개 사이즈(83·77·65 55·48·42)로 14개 모델을 선보인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서 OLED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를 향해 선전포고한 셈이다. OLED는 LCD(액정표시장치)와 달리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 소자를 사용해 전력 소비가 적고, 명암비가 우수하며 색상도 더 생생하게 구현한다. 그만큼 제조 난도가 높고 가격이 비싸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대형 OLED TV를 선보인 이래 12년 연속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OLED TV를 처음 선보인 후 빠르게 판매량을 확대하며 LG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OLED TV 시장 점유율은 LG전자(52.4%), 삼성전자(23.7%), 소니(11.0%), 필립스(4.4%), 파나소닉(3.7%) 순이다.
삼성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용석우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시장 성장은 계속 이뤄지고 있어 OLED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센스, TCL 등 중국 기업들이 LCD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무섭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아직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OLED 시장의 중요성은 더 크다.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TV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2020년 삼성전자(21.9%), LG전자(11.5%), TCL(10.7%), 하이센스(8.1%), 샤오미(5.6%) 순에서 2024년 삼성전자(17.6%), TCL(13.9%), 하이센스(12.3%), LG전자(10.8%), 샤오미(5.1%) 순으로 바뀌었다. 중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이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넘어섰다.
LG전자도 지난달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현재 삼성전자가 1위인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고 언급하는 등 삼성전자에 견제구를 날렸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한 신제품 행사에서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볼륨(출하량)으로나 매출로나 1등 하는 것이 목표고, 거의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500달러 이상 제품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50.7%)가 1위, LG전자(24.8%)가 2위다.
현재 점유율은 삼성전자의 1/2 수준이지만, 자체 시스템온칩(SoC) 기반의 인공지능(AI) 경쟁력, 화질, 운영체제(OS) 경쟁력으로 프리미엄 시장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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