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프리미엄 TV 1등 가깝다"…자체 AI 칩·OS로 경쟁력↑(종합)
2025년형 올레드·QNED TV 공개…패널만 만드는 中과 격차
히브리어 등 23개 자연어 발화 이해…"당장 美 생산 생각 안해"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G전자(066570)가 맞춤형 인공지능(AI) 기능과 화질을 대폭 향상한 2025년형 올레드(OELD·유기발광다이오드), QNED TV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TV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만, 자체 개발한 AI 칩과 운영체제(OS)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 상무는 1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한 '올레드·QNED TV 신제품 브리핑'에서 "LG전자의 비전은 분명하다"며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볼륨(출하량)으로나 매출로나 1등 하는 것이 목표고, 거의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올레드 TV와 프리미엄 LCD TV인 QNED TV, '듀얼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LG전자(24.8%)는 삼성전자(50.7%) 점유율 절반 수준으로 2위지만 AI, 화질, 운영체제(OS) 경쟁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날 LG전자가 선보인 신제품은 리모컨에 AI 전용 버튼을 탑재해 AI 기능 접근성을 높였다. TV가 꺼진 상태에서 AI 버튼으로 TV를 켜면 AI가 사용 이력, 시청 환경을 분석해 검색 키워드와 시청 프로그램 등을 추천한다. 또 '보이스 ID' 기능을 통해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해 계정을 전환하고 개인별 최적화된 콘텐츠와 화질모드를 제공한다.
AI 버튼을 길게 누르면 음성인식이 활성화돼 △AI가 발화 의도를 이해하고 검색해 주는 'AI 서치' △TV의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AI 챗봇' △'AI 맞춤 화면/사운드 모드' 등 기능을 실행한다. 자연어 발화를 이해할 수 있는 언어는 히브리어 등 23개, 간단한 단어를 인식하는 언어는 150여 개에 달한다.
이런 강화된 AI 기능은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온칩(SoC) '알파 11' 프로세서로 구현된다. 이를 통해 TV 화면을 픽셀 단위로 세분화해 화질을 업스케일링하고 밝기를 조정한다. 음성 역시도 크기를 키우고 목소리가 두드러지도록 조정할 수 있다.
백 상무는 "AI 시대 승리하기 위해 독자 SoC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이 TV 구성요소 중 패널은 헤게모니를 잡았지만, SoC나 운영체제는 독자 기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기를 제어하거나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만드는 데 격차가 있다"며 "독자 OS가 있어야 독자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백 상무는 "자연어 발화를 이해하는 언어가 10개를 넘는 경쟁사는 거의 없다"며 "다른 업체 대비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자부했다.
신제품은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으로부터 화면 밝기나 주변 조도에 상관없이 일관된 검은색을 표현할 때 부여되는 '퍼펙트 블랙' 인증을 업계 최초로 받은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2025년형 LG 올레드 에보는 최대 밝기가 일반 올레드 TV(B5 모델) 대비 3배로, 올레드의 장점인 명암비를 극대화해 영상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다.
LG QNED TV 모든 신제품도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인터텍으로부터 원본 영상의 풍부한 색을 왜곡 없이 표현하는지를 측정하는 컬러볼륨 100%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LG전자의 무선 AV 설루션이 올해는 올레드뿐 아니라 QNED TV에도 적용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최대 4K·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무선으로 전송한다. 불필요한 연결선이 없어 깔끔한 공간 연출을 할 수 있다. 대형 TV를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처음으로 100인치 QNED TV도 선보인다.
백 상무는 "지역별로 올레드와 QNED 판매량을 보면 비슷하다"며 "각각 제네시스와 그랜저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65형 올레드 예산으로 86형 QNED를 살 수 있으니 트레이드 오프(상충관계)가 있지만, 동시에 존재하는 소비자층을 같이 공략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백 상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대응을 강조했다. LG전자는 미국향 TV 대부분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지난 4일 25% 관세를 부과했다가 다음 달 2일까지 한 달간 유예했다.
백 상무는 "모든 TV 업체 중 미국 내 공장이 있는 업체가 없고 대부분 멕시코나 동남아에 있어 같은 문제"라며 "결국 관세를 회피하는 방법은 관세를 덜 부과하는 국가에서 생산하는 것밖에 없는데 LG전자는 여러 생산 거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TV를 만들기 위한 패널, SoC 등 여러 자재가 있어야 해 당장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건 굉장히 어렵다"며 "지금 인프라 내에서 관세를 덜 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고, 당장 미국에 공장을 짓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18일 온라인브랜드숍(LGE.COM)에서 2025년형 LG 올레드·QNED TV 신제품 판매를 시작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순차 출시된다.
올레드 TV 국내 출하가는 77형 640만~900만 원, 83형 920만~1300만 원이다. QNED TV의 국내 출하가는 △75형 319만~469만 원 △86형 459만~619만 원 △100형 제품 890만 원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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