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지갑 닫는다…배터리업계, 보수 줄이고 배당 축소
LG엔솔·삼성SDI, 이사보수 한도 20억 축소…비용 줄이기
올해부터 무배당…단기 주주환원 대신 중장기 투자 재원 확보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배터리 업계가 연간 이사보수 한도를 20억 원 줄이고 긴축에 나선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연간 조단위의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당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올해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전년 대비 20억 원 줄인 6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실제 지급 금액보다 여유를 두고 설정한다. 실제 LG엔솔은 지난해 이사들에게 전년(59억 8500억 원)보다 14.9% 줄인 50억 9400원을 지급했다. 보수 총액을 줄여도 전년 수준 지급에 큰 문제는 없다. 기준점을 낮추고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다.
삼성SDI(006400)도 비용 줄이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이사 보수 한도액을 12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이사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55억 원으로 전년(81억 원)에 비해 무려 26억 원가량 줄였다.
배터리 업계의 긴축은 실적 부진 때문이다. 국내 3사는 전기차 캐즘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LG엔솔과 삼성SDI의 영업손실은 각각 2255억 원, 2567억 원이다. SK온도 3594억 원의 적자를 내놨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많게는 수천억 원을 받았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도 전기차 시장 전망은 어둡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친환경차에 비우호적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영향이다. '바이든 지우기'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가 IRA 폐지를 검토하는 것도 악재다. 수입차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상승은 소비 심리를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트럼프 정부 출범과 유럽연합(EU)의 친환경 정책 축소로 당장 회복하긴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로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보수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한다. 당장 주주환원보단 중장기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CAPEX(시설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연간 조단위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 올해 LG엔솔의 예상 CAPEX 규모는 약 10조 원이다.
LG엔솔은 지난 2022년 분할 상장 이후부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SDI도 무배당 정책에 동참한다.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현금 배당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경영 성과와 현금 흐름을 고려해 2028년에 주주환원 정책을 재수립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내부 현금에 추가 필요 재원은 외부 차입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신규 대형 투자를 최소화하고 유동성 확보에 경영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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