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B200 출하 전망 하향 조정…韓반도체 영향 제한적 왜?
GB200 72개 연결한 AI서버 지연 출시…기대출하량 1만대↓
HBM, 연간 단위 계약해 영향력 작아…글로벌 이슈 영향 더 커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GB200 출하량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GB200 출하량이 줄어들면 여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역시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HBM의 경우 일반 D램과 달리 연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이미 올해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는 오히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딥시크 쇼크 등 글로벌 이슈가 실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엔비디아 블랙웰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AI 서버 GB200 NVL72 출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GB200 NVL72는 두 개의 블랙웰 GPU와 그레이스 CPU(중앙처리장치)를 결합한 AI 가속기 'GB200'을 엔비디아 독자 개발 기술인 NV링크(NVLink)로 최대 72개 연결한 대형 서버다.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이 총 576개 탑재되며, SK하이닉스가 이를 공급한다.
당초 GB200 NVL72는 지난해 4분기 양산이 본격화할 예정이었지만, 칩 간 연결 방식과 관련된 과열과 결함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다.
이에 따라 출하량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GB200의 출하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GB200 NVL72의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3만~3만5000 대에서 2만~2만5000 대로 낮춰 잡았다.
일반적으로 완제품 출하량 감소는 중간재 공급사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SK하이닉스는 HBM 공급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BM은 분기 단위로 가격과 물량을 반영해 계약을 체결하는 일반 D램과 달리 연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이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저희 HBM 제품은 올해도 이미 솔드아웃(매진)이지만, 내년에도 대부분 솔드아웃 됐다"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일부 고객사와 2026년 HBM 공급 물량 논의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중 내년 물량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와 칩스법 보조금 재검토,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 쇼크에 따른 고사양 AI 설루션 수요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전 세계 AI 서버 출하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올해는 악재들이 중첩되면서 AI 서버 출하량 증가율이 20~25%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는 다른 기업이 대체하기 힘든 품목인 만큼 관세 등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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