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기업 임금, 日·EU보다 높아…중소기업도 日 추월"

경총 분석, 한국 대기업 평균 8만7310달러…20년간 157.6%↑
중기 임금 5만317달러…20년 만에 대기업 대비 70.4%→57.7%

2022년 한‧일‧EU(20개국 평균)의 대기업 연 임금총액(PPP 환율 기준) 비교 (경총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 수준이 일본과 유럽연합(EU) 20개국 중에 5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6일 발표한 '한‧일‧EU 기업규모별 임금수준 국제비교'에 따르면, 한국·일본·EU 20개국 등 22개국 중 우리나라 대기업 연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8만 7130달러로 5번째로 높았다. EU 20개국 대기업 평균(8만 536달러)과 비교하면 8.2%, 일본 대기업(5만 6987달러)보다는 52.9% 높은 수치다.

경제수준을 고려한 1인당 GDP 대비 대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156.9%로 EU 평균 134.7%, 일본 120.8%에 비해 각각 22.2%포인트(p), 36.1%p 높게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그리스(166.7%), 프랑스(160.6%)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이는 지난 20년(2002~2022년) 동안 대기업 임금 인상률이 일본 및 EU 대기업 임금 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았던 결과다. 이 기간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57.6%(2741만원→7061만원)로 EU 대기업 평균(84.7%)과 일본 대기업(–6.8%)보다 월등히 높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연 임금총액은 5만 317달러로 일본(4만 2022달러)보다 19.7% 높았고, EU평균(5만 2398달러)보다 4% 낮았다. 개별 국가로는 22개국 중 10위로 중위권에 해당했다. 1인당 GDP대비 중소기업 연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90.6%로 일본(89.1%), EU평균(87.6%)과 비슷했다. 국가순위로는 5위로 조사됐다.

한·일·EU(20개국 평균)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변화 (’02년 → ’22년) (경총 제공)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커졌다. 2002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은 한국 70.4%, 일본 64.2%, EU 평균 76.6%였다. 하지만, 2022년에는 한국 57.7%, 일본 73.7%, EU 평균 65.1%로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일본‧EU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한국, EU, 일본의 임금 인상률을 고려하면 우리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확대는 국내 중소기업 임금 인상률이 낮아서라기보다는 대기업 임금이 급격히 인상됨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전 규모(10인 이상) 사업체 연 임금 총액은 5만 9191달러로 EU 평균 6만 7214달러보다 13.6% 낮았지만 일본 4만 8729달러보다는 2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2.98달러로 2022년 기준 OECD 21개국 중 17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임금수준(11위)은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다는 분석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기업의 성장 동력이 갈수록 악화하는 현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 인상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