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디스플레이, 경기침체·경쟁 심화에 진땀…올해 '트럼프 복병'
가전·TV LG 외형 성장, 삼성 제자리…수익성 확보 관건
삼성D, 모바일 부진 영업익 감소…손실 줄인 LGD, 올해 흑자 목표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지난해 국내 가전과 디스플레이 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 물류비 급등 등 '삼중고' 속에서 고군분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트럼프 관세 폭탄'이라는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생산기지가 몰려 있는 멕시코 역시 25% 관세 부과가 거론되고 있어 공급망을 재정비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가전업체들은 올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이 33조 20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2조446억 원)은 물류비 증가 영향으로 전년(2조78억 원)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5조2291억 원, 영업이익 3159억 원으로 전년(매출 14조2328억 원, 영업이익 3623억 원) 대비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 전방 수요 부진 등 악조건에도 준수한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다만 가전 수요가 하반기에 감소하는 '상고하저' 실적 패턴을 고려해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물류비 급등에 따른 타격이 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세 부과를 우려한 중국 업체들이 물량을 대량으로 미리 선적했다. 그 여파로 글로벌 해상운임이 널뛰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이익률이 높은 가전 구독사업과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OS' 플랫폼 사업의 매출 확대는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DA사업부의 매출이 25조6000억 원, TV 등을 담당하는 VD사업부 매출이 30조 9000억 원으로 전년(DA 26조 원, VD 30조4000억 원) 수준이었다. 악화한 경영 환경에서도 매출 방어에 성공했다.
두 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7000억 원으로 전년(1조2000억 원)보다 40% 늘었지만,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3% 수준에 그쳤다.
올해 가전업계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금리인하 지연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급망 최적화, 운영 효율화 및 사업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양강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매출은 29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3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 34% 감소했다.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수요 감소와 패널 공급사 간 경쟁 격화로 매출 비중이 높은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사업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시장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장(자동차 전자 장치), IT용 OELD 패널 공급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이 21조33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조94945억 원 감소한 5606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OLED 중심 사업 고도화를 지속해서 추진하며, 지난해 4분기에는 83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손실 규모를 대폭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연간 OLED 매출 비중은 전년보다 7%포인트(p) 증가한 55%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전방 수요 부진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투자 집행은 신중하게 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해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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