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스페셜티 증설 연내 완료…석화업계 "내년엔 날아보자"
LG화학 태양광 소재 POE 연산 10만톤 확대…글로벌 2위 역량
롯데케미칼, 건축용 소재 확장…전해액 유기용매 진출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안에 주력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증설을 마무리하고 내년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건다. 글로벌 증설과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범용 플라스틱 대신 수익성 높은 스페셜티를 키워 반전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IR 자료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올해 4분기 충남 대산 공장의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10만톤 증설을 마무리한다. 이에 따라 연산은 세계 2위 수준인 38만톤으로 확대된다.
POE는 태양전지를 보호하고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필름으로 널리 쓰이면서 주목받는 스페셜티다.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6.9%씩 성장해 오는 2030년 6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셜티는 범용 제품과 달리 일부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석유화학 최대 소비국 중국이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 등 범용 플라스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스페셜티 확장은 실적 반전에 필수다. LG화학은 이번 증설로 현재 한자릿수 수준인 석유화학 부문 내 매출 비중도 점차 늘릴 수 있게 됐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충남 대산에 건축용 스페셜티 EOA(산화에틸렌유도체) 15만톤 증설 작업을 연내에 마무리한다. EOA는 고층빌딩, 교량, 댐 등 대형 구조물 건설 시 콘크리트에 투입되는 혼화제(첨가제)의 원료로 쓰이는 소재다.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 규모는 연간 48만톤으로 확대된다. EOA의 원료인 HPEO(고순도산화에틸렌)의 25만톤 증설 작업도 동시에 끝낼 계획이다.
또한 전지소재 확장을 위해 전해액 유기용매 EC(Ethylene Carbonate)와 DMC(Dimethyl Carbonate) 생산시설을 충남 대산에 약 11만톤 규모로 신규로 짓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 최대 확보와 효율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지소재 사업은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수익성 높은 스페셜티를 앞세워 내년 실적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이 올해 3분기에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벗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배경엔 POE와 CNT(탄소나노튜브)의 높은 수익성에 있었다.
글로벌 증설이 둔화세에 접어든다는 점도 시황 회복에 긍정적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의 글로벌 증설 물량 예상치는 500만톤으로 올해보다 절반으로 줄어든다.
증권사 역시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 확대를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LG화학의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를 5조8340억원으로 내놨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2조2817억원이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영업적자를 씻고 2024년 881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 내 수요 회복은 여전히 변수다. 최근 중국 경제 지표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공장 가동률이 70∼80%대에 그치고 있다. 수요 확대에 따라 가동률이 증가하면 공급 압박으로 재차 작용할 수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조한 공장 가동률은 내년 증설 감소 효과의 기대감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존 발표한 스페셜 사업 다변화 투자는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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