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눈' 세상에 알린 삼성 안내견학교, 서른살 됐다

이건희 선대회장 의지로 1993년 9월 설립…용인서 기념식 개최
지금까지 안내견 280마리 분양…퍼피워커 등 자원봉사 2000여 가정도 활약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설립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삼성전자 제공)

(용인=뉴스1) 강태우 기자 =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혜안으로 시작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19일 안내견학교에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8마리와 은퇴 안내견 3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삼성은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신경영 선언 직후인 1993년 9월 설립된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기관이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7주부터 1년까지 돌봐주는 자원봉사자),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전 생애와 함께해 온 이들이 모여 안내견과 은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진심 어린 노력으로 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았다"며 "삼성화재는 지난 30년간 동행을 이어왔던 것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IGDF) 회장은 삼성의 30년에 걸친 노력을 평가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선대회장은 지난 2002년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노력을 인정받아 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선 선대회장의 신념, 성과 등을 되돌아보는 영상도 상영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날 열린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에서는 퍼피워커를 떠난 안내견 8마리가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새 출발을 알렸다. 또 안내견으로서의 삶 1막을 끝낸 은퇴견 3마리는 노후를 함께할 입양가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삼성에 따르면 안내견은 생후 훈련기간 약 2년과 활동기간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생후 약 2개월 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서 1년간 기르며 사회화 훈련까지 하는 퍼피워킹, 안내견학교 견사 관리를 돕는 자원봉사,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입양 봉사, 번식견을 기르며 우수한 안내견의 지속 탄생에 기여하는 번식견 입양봉사 등이 있다.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안내견으로 성장해 자신들을 떠나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퍼피워킹과 은퇴견∙번식견 봉사 가정은 누적 2000여 가구, 견사 자원봉사는 누계로 300여명에 이른다.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마리를 시각장애인에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80마리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마리가 활동 중이다.

한편 삼성은 안내견학교 시설과 훈련∙교육 프로그램의 개선은 물론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더욱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견사를 기존 2배 크기로 확장했으며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위한 교육 워크숍 횟수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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