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주식 팔고, 해외법인 배당 유입…삼성전자, 투자 실탄 확보

해외법인 자금 22조 배당…ASML 지분 처분으로 약 3조 확보
상반기 R&D·설비투자에 39조 집중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가 자금 마련에 나섰다. 보유 중이던 주식을 팔고, 해외 계열사가 가지고 있던 돈도 국내로 들여왔다.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실탄 확보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가 보유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은 1분기 말 기준 629만7787주(지분율 1.6%)에서 2분기 말 기준 275만72주(지분율 0.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지분가치는 5조5970억원에서 2조6010억원으로 감소했다.

ASML 주가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지분 매각으로 약 3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외에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주식 238만주(약 1152억원)와 국내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의 주식 154만4000주(약 676억원)도 처분했다.

아울러 해외법인의 자금을 국내로 들여왔다. 올 상반기 해외법인의 본사(국내 법인) 배당액이 21조845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1378억원)보다 158배 많은 금액으로, 역대 최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현금·단기 금융상품 등)은 115조2273억원에 달하지만, 국내외 계열사를 제외한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3조9217억원에 불과했다.

해외법인의 배당으로 국내 곳간을 채운 셈이다. 이번 배당과 주식처분으로 삼성전자가 마련한 자금은 약 2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앞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SDC)로부터 빌린 20조원을 더하면 4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이 돈이 삼성전자의 R&D 및 설비투자에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한파에도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상반기 시설투자 금액만 25조259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92%에 해당하는 23조2473억원을 반도체 부문인 DS 신·증설과 보완에 투자했다.

연구개발비는 13조777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1.1%로 지난해 상반기(7.9%)에 비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초격차 유지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반도체 한파로 이익이 줄면서 투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을 팔고, 해외 자금을 국내로 들여왔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