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재 영입 사활 걸었죠"…실리콘밸리 삼성리서치·DS 미주총괄 가보니
15분 거리에 SRA·DSA 둥지…"첨단기술 연구 주도"
빅테크 대규모 감원에 인재 영입 숨통…삼성 인지도↑
- 신건웅 기자
(샌프란시스코=뉴스1) 신건웅 기자 = 구글과 애플, 메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이 밀집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땅값 비싸고, 인건비 높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의 발상지'다.
삼성전자 DX부문의 선행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와 반도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도 차로 15분 거리를 두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layoff)에 나서면서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SRA와 DSA는 날마다 인재 유치를 위한 전쟁을 치른다. 경쟁 상대는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다.
7일(현지시간) 찾은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SRA는 주말을 맞아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평일에는 약 650명이 DX부문의 선행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는 곳이다.
차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은 물론 로봇,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카메라, SW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통신의 경우 2009년 5G 초고주파(mmWave) 통신 기술을 최초로 제안했고 지난 2021년 6G 테라헤르츠(THz) 대역 원거리 무선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 또 어퍼 미드밴드(Upper mid-band) 10-15GHz용 6G 무선 통신 기술 연구 등 차세대 통신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핵심 기술 연구를 펼치다 보니 글로벌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기술과 인재를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인재 유치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SRA를 책임지는 노원일 연구소장은 "(실리콘밸리는) 인건비가 높은 만큼 우수한 인력이 많다"며 "이들을 통해 기술적 탁월함을 추구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메타와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이 감원에 나서면서 인재 확보에 숨통이 트였지만 핵심 기술 인재 영입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실리콘밸리에 모여 있는 회사들이 인재를 서로 스카우트해 가려고 몸값을 올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S급 인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돼 가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과 구글, 테슬라, 메타 등이 밀집한 팔로알토 지역의 경우 연소득이 약 4억원은 돼야 중산층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다.
노 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많은 기업이 대규모 감원하면서 고용 측면서는 좀 좋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훌륭한 인재는 계속해서 뽑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핵심 분야의 인재를 확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며 "많은 기업이 핵심 분야 인재를 지속해서 채용하거나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노 소장은 삼성의 경우 선행 연구는 물론 상품화 개발까지 이어진다는 게 인재 유치 전략상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현지 우수 인력이 단순 연구보다는 연구 개발 성과를 상품화에 적용하는 것까지 원한다"며 "(삼성은) 보수가 가장 높지는 않지만 소비자 접점에 있는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는 회사로 (아이디어를)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할 수 있는 경험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3단 적층 구조를 본떠 설계된 DSA도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이곳에선 약 1200여명의 글로벌 인재들이 반도체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공간부터 임직원들의 창의적 업무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개방형 공간으로, 커다란 유리 통창을 통해 어디서든 풍부한 자연광을 즐길 수 있다. 또 3개 층마다 야외 정원을 두고 있으며 각종 스포츠시설과 음악감상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통해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지원한다.
양식·한식·일식·멕시코 음식 등 다채로운 메뉴를 제공하는 카페테리아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났다.
최근 글로벌 기업에서 DSA로 합류한 수 킴(Sue Kim)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은 "20년 넘게 미국에 있었기에 삼성의 인지도가 매해 올라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가전과 모바일을 통해 브랜딩 가치가 올라간 점도 있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리더십으로 인해 실리콘밸리의 많은 엔지니어는 삼성에서 일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용 면접에서 한 지원자에게 '왜 삼성전자에 지원했냐'고 물었을 때 '삼성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진만 DS 미주총괄 부사장은 "DSA는 미주 지역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 개발·영업·마케팅·고객지원 역량 등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역 내 다양한 혁신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점차 확대되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메모리·시스템 LSI·파운드리 분야의 기술과 사업 대응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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