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효과' 특수합성고무 'EPDM' 석유화학 부진속 나홀로 호황
금호폴리켐 3분기 영업익 508억…전년比 75% ↑
일부 기업 생산량 감소로 스프레드 안정적 유지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특수합성고무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이 주요 전방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수요 급증 효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반적인 석유화학 제품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부진에 빠진 사이 이익 방어 역할을 맡았다.
14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EPDM을 생산하는 자회사 금호폴리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58억원, 5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71%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26%로 높았다.
EPDM은 에틸렌·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드는 특수합성고무다. 오존·자외선·풍화·고온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 자동차, 건설, 전선 및 케이블, 윤활유 첨가제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 문 고무 패킹, 범퍼, 각종 호스 등 부품 소재로 쓰인다. 전기차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미국을 포함해 중국·인도·독일이 주요 수요국으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공동투자사 일본 화학사 JSR이 보유한 금호폴리켐의 지분 50%를 1510억원에 인수하고 100% 자회사로 품었다. 금호폴리켐의 실적은 고스란히 연결실적에 반영된다.
롯데케미칼에서 EPDM을 생산하는 자회사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도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9억원으로 전년 동기(99억원)와 비교해 대폭 줄었다.
자동차 산업의 높은 수요와 달리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은 점도 호황을 누린 배경이다. 지난 2020년 이후 SK지오센트릭을 포함한 몇몇 글로벌 기업이 EPDM 일부 생산 시설을 폐쇄하고 공급량을 줄였다. 이는 안정적인 스프레드(판매가격과 매출원가 차이)로 이어졌다.
EPDM의 선전은 전반적인 석유화학의 부진 속에 두드러진다. 올해 PP(Polypropylene)와 PE(Polyethylene)등 범용 플라스틱을 포함한 대부분의 석유화학 제품은 극심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주된 원인이다. 석유화학 사업의 출발점으로 불리는 NCC(나프타 분해시설)를 보유한 기업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PDM 수요는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EPDM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181만4800톤에서 2027년 245만8600톤으로 연평균 6.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폴리켐은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2분기에 1만톤 증설 작업을 마무리했다. 오는 2024년까지 연간 생산능력 7만톤을 추가해 총 31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PDM은 국내외 경쟁사의 설비 폐쇄에 따른 추가 증설은 제한적"이라며 "견고한 수급과 스프레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