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수요부진에도 합성고무 증설 철회 없다…호황기 대비 포석

세계 1위 NB라텍스 내년까지 24만톤 증설
시황 반등 시기에 시장 선점 위한 승부수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금호석유화학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도 NB라텍스 등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 부문 증설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경기 회복기에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경쟁사가 수요 부진을 이유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행보다.

10일 금호석유화학 IR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023년말까지 2560억원을 투자해 NB라텍스 연간 생산규모를 현재의 71만톤에서 95만톤으로 24만톤 확대한다. 지난 2분기에는 장비 교체 등으로 NB라텍스 원료로 쓰이는 NBR(Acrylonitrile Butadiene Rubber)의 생산성 향상 작업을 마무리했다.

NB라텍스는 의료·산업·요리용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라텍스 장갑의 소재다. 위생용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하면서 최대 호황을 누리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NB라텍스 수요는 엔데믹 영향으로 시들해졌다.

올해 3분기(7∼9월) NB라텍스 사업을 펼치는 합성고무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559억원, 8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5.1%, 62.2% 감소했다. 당분간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시황 부진에도 지난해 발표한 NB라텍스 증설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친환경 타이어에 쓰이는 S-SBR(Solution Styrene Butadiene Rubber)의 연산 규모를 6만톤에서 12만3000톤으로 확대한다. SBR(Styrene Butadiene Rubber)과 HBR(High Butadien Rubber)의 연산 규모도 시설 교체와 생산 방식 변화로 각각 7000톤을 추가한다.

이는 NB라텍스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 기업으로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적극적인 투자로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 후 시황이 되살아나는 시기에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국내 한 NB라텍스 생산 기업이 증설 투자 계획을 수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NCC(나프타 분해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주력 제품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NCC는 수요 부진으로 석유화학사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2%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NCC를 보유한 LG화학(6.3%)과 한화솔루션(10.3%) 수익성을 웃돌았다.

윤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NB라텍스 마진과 수출량의 최악 국면은 지났다"며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할 경우 다른 석유화학사 대비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