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슬라' HMM 올해 임단협 돌입, 임금인상폭 진통 예고
HMM 사측·해원노조 16일 상견례…배재훈 사장 직접 참석
노조 "열악한 처우 정상화해야" 사측 "합리적인 접점 찾겠다"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글로벌 해운운임 상승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HMM이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돌입했다. 육상근무 직원들에 이어 선원들도 그간 '임금동결'에 따른 희생을 더는 치를 수 없다며 두 자릿수 임금인상안을 꺼내들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MM 사측과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상견례를 가진다. 이 자리에는 배재훈 HMM 사장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해원노조는 HMM 소속 선원 약 500여명 중 400여명이 가입한 노조다.
HMM은 사무직 직원이 주축인 육상노조와 선원들로 구성된 해원노조가 회사와 각각 임단협을 진행한다. 육상노조는 이미 지난달 말 사측과 임단협을 시작했다. 해상직과 육상직의 임금협상은 별개로 진행되지만, 인상폭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노조는 6년~8년간 '임금동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상률에 합의한 만큼 올해는 두 자릿수 인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운업황이 호조를 띄자 노조는 8%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과 이견이 커 진통 끝에 2.8% 인상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사측은 내년 업황을 장담할 수 없고 부채가 3조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2~3% 인상안을 유지했다.
2010년대 중반 HMM이 경영상 어려움에 빠지자 육상직 임금은 2012년 이후 8년간, 선원 임금은 2015년을 제외하고 6년간(2013~2019년)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직원(해상직·육상직 포함)들의 평균연봉은 625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중견 해운사 평균임금과 비교하면 약 2000만원 적은 수치다. 벌크선 운영사 팬오션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8700만원으로 전년(8200만원) 대비 6%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았지만, 경쟁사 대비 성과급 규모가 적은 점도 직원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부분이다. 올해초 고려해운과 SM상선은 각각 기본급의 450%와 1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지만, HMM은 코로나19 지원금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노조는 이에 올해 10% 이상 임금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임금이 동결된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올해가 '임금 정상화'에 다가갈 기회일 수 있어서다.
해원노조는 임금인상 외에도 △성과급 지급 △주부식비 인상 △선원 충원 등을 교섭안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컨테이너선 투입은 크게 늘었는데 인원이탈이 속출하면서 선원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수적으로 임단협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리 체제 하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 상태여서 임금인상 등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임단협은 사상 최대 실적 등을 이유로 노조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협상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 사장과 경영진은 부채비율이 아직 높다는 점과 채권단 승인도 이끌어내야하는 점을 들어 노조 설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기준 HMM의 부채비율은 400.8%다.
사측 관계자는 "상호간의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HMM은 최근 열악한 처우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직 근로자들 중에선 IT 부문 직원들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나섰고, 해상직 근로자들은 연봉이 더 높은 글로벌 해운사로 이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총 직원 수는 약 1500명으로 육상직은 약 1000명, 선원은 약 500명이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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