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위기 벗어났지만"…코로나 4차 대확산에 제주항공 '답답'

"감자·유상증자로 급한 불 꺼…코로나로 여객수요 지연은 리스크"
"자금난 숨통 트였지만 고정비 높아, 적자 이어질 듯"

제주항공 ⓒ 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제주항공이 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급한 불을 껐다. 완전자본잠식 우려에서 벗어났고, 자금 흐름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낙관하긴 이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여객수요 회복이 또다시 멀어졌기 때문이다. 수요회복이 늦어질수록 적자가 쌓일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액면가 감액(5대 1) 방식의 감자 실시와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감자는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할 예정이며,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진한다.

감자와 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자금난에 시달렸던 제주항공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적자 누적으로 일부 자본잠식 상황이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1401억원으로, 자본금 1925억원을 밑돌았다.

문제는 항공사의 경우 자본금이 2분의 1이상 잠식된 상태로 1년 이상 유지되거나, 완전잠식 상태가 되면 국토교통부의 재무구조 개선명령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은 최악을 피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385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자본금을 자본총계보다 낮춰 일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다.

앞으로 제주항공은 자본잠식 및 관리 종목 지정 등 경영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요청 등 재무적인 노력도 지속해 조기에 안정적인 회사 운영의 기틀을 갖춰 코로나 이후를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영 불확실성 제거에도 낙관하긴 이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흑자 전환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일 정례브리핑에서 "수학적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7월 말 환자는 현 수준이 유지되는 경우 1400명에 도달한다"면서 "상황 악화 시에는 2140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 여객 수요 회복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해외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여행규제 완화 시점이 2021년 말에서 2022년 상반기로 이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NH투자증권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지연을 고려해 올해 제주항공의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18% 낮췄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올해 영업적자 규모는 기존 1563억원에서 2287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며 "수요 회복 지연 시 높은 고정비로 유동성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며 "화물 비중이 적은 LCC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