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회장 장례 3일차…정·재계에 문화계도 조문 행렬(종합2보)
[이건희 별세] 구광모·최정우·김범수 등…계열사 사장단도
박영선 장관 등 정계도 애도…"위대한 기업인이셨다"
- 정상훈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식 3일째인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인사는 물론, 문화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재계에서는 이날 오전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최철원 M&M 사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자용 E1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아 이재용 부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
오후에는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권태신 부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조문하면서, 황각규 전 부회장이 조문한 롯데를 포함한 10대 그룹 회장단이 모두 빈소를 방문했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과 이윤태 전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계열사의 전·현직 사장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과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명복을 빌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전날(26일)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과 동갑인 조 회장은 어릴 때부터 친분을 쌓고, 일본 유학을 함께 했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재계 큰 어르신이라 조문을 왔다"며 "(고인은) 우리나라 첨단산업을 크게 발전시키신 위대한 기업인이셨다. 어르신 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은데, 참으로 많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구 회장과 이 부회장은 상주로의 인연도 깊다. 지난 2018년 구 회장의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당시, 이 부회장은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바 있다.
박용성 전 두산 회장은 "아직 스포츠 원로로서 후원하고 도와주셔야 할 분이 이렇게 떠나셔서 슬프다"고 했으며, 최철원 M&M 사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러주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고인은 탁월한 창의력, 혁신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끄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날의 우리 경영인들에게 주신 가르침이 아주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삼성의 역할, 그 중심에 고인이 계셨다"면서 "고인이 있었기에 지금 저희도 있다는 얘기를, 지금 들으실 수는 없겠지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금융권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이 장례식장을 방문, 유족을 위로한 뒤 자리를 떴다.
정계의 발길도 이어졌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국회의원과 권노갑 전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과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도 조문했다. 정운찬 전 총리도 빈소를 찾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지역구 인연이 있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과거 '삼성 저격수'로도 불렸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박영선 장관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 고인과 '반도체' 관련 얘기를 나눈 인연을 남기기도 했다.
박 장관은 "고인의 마침표는 반도체에 대한 진한 애착이 만든 글로벌 기업 삼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30여년 전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한 그 통찰력이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과거 '삼성 저격수' 인연과 관련해선 "재벌개혁은 잊혀선 안 되는 화두"라면서 "재벌개혁은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에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화계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씨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 피아니스트 백건우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삼성이 학술·예술 등 증진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호암상'을 받은 바 있다.
백건우씨는 조문을 마친 뒤 "아버지를 잃은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여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헝가리·독일·네덜란드·베트남·스리랑카·태국 등 한국주재 대사들과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도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조문 행렬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으며,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과 허세홍 사장 부자도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문성현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조문했다.
이주열 총재는 "고인은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이끄셨고, 한국 경제가 세계 무대로 도약하는데 큰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코로나19로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되새겨보고 명복을 빌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늦은 시간 빈소를 찾았다. 김 의장은 삼성 SDS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삼성 키즈'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김 의장은 "삼성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한게임이나 네이버, 카카오로 이어져 왔다"고 말하며 고인을 기렸다.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변호를 맡고 있는 이인재 태평양 변호사와 권순일 변호사도 빈소를 방문했다.
정계에선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과 김관영 전 의원,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전(前)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도 장례식장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이 회장의 발인과 영결식은 28일 엄수된다.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진행될 전망이다.
고인의 운구행렬은 영결식을 마친 뒤 이 회장의 생전 숨결이 남아있는 곳들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택과 집무실과 영빈관 등으로 쓰이던 이태원 승지원(承志園), 삼성 서초사옥과 수원 삼성전자 본사 등을 들린 뒤 장지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내에 삼성 선영이나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1942년 대구 출생인 고인(故人)은 1966년 동양방송에 입사한 뒤, 1979년 삼성그룹 부회장에 부임했다.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별세 이후 삼성그룹의 2대 회장으로 올랐다.
이 회장은 이후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당시 10조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기준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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