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개발 시급한데 52시간 예외로 안되나요?"

소재·부품 제조사들 日규제 대응 토론회서 하소연
"현재까지는 다른 연구·개발 해야" 비판적 목소리도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9.8.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이 시점에서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은 말할 것도 없이 정부가 52시간 많이 풀어준다고 했지만 이미 노사 간의 불신이 싹트고 있다. 신규 비즈니스 연구·개발(R&D)보다는 사람들 달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데 시간을 다 쓰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요구가 쏟아졌다.

반도체 제조 공정의 원재료인 전구체와 반도체 장비 밴에서 웨이퍼를 흡착, 가열해 주는 히터블록을 생산하는 메카로의 이종수 사장은 토론회에서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어 연구·개발에 있어 '근로시간 제한'이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화관법과 화평법 등 기업들이 거쳐야 하는 환경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히고 특별연장근로도 허용해주기로 했지만 이미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되돌리기에 너무 많은 역량이 소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도 "(규제 대상이 된) 소재 개발이 시급한데 52시간 풀어주는 것 기왕이면 예외를 시켜줬으면 좋겠다"라며 "(한정적으로 허용하고)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돌아가면 안 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현덕 원익IPS 대표이사도 "52시간 문제, 화관법 등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언급하고 싶다"라고 거들었다. 그런면서 이 대표는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재 혜택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어 이날 참석한 업체의 경영인들은 일본의 기술을 앞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개발 관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공정용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솔브레인의 박영수 부사장은 "그동안 한국의 국산화 시도는 '보편적 기술'과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관제에 치우쳤다"라며 "단순 국산화로 경쟁 우위를 확보 어렵기 때문에 일본업체를 뛰어넘는 독보적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규모의 경쟁력 갖춰야 한다"가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가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9.8.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주현상 금호석유화학 팀장은 "다양하고 우수한 성능을 갖춘 원재료 단계의 꾸준한 지원과 기초연구,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원부재료 업체가 부족했다"라며 "미세 샘플을 축적할 수 있는 인프타 투자가 부족했고 소재 국산화를 위한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적극성이 부족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주 팀장은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미래 시장을 위한 장기적인 시각과 원재료 단계의 기초 연구를 강화해야 하며 소재 사용기업은 국산화가 안되면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소재업재와 윈윈할 수 있는 개발 의지를 보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토론회에서는 정부와 대기업이 소재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장기적인 계획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수 사장은 기술개발을 위한 대기업의 리딩이 필요하다며 기술개발 완성까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기다려 주고 관용을 베풀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수 부사장도 "과거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대기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대기업 중심의 과제가 되고 거기에 중소기업과 학계가 참여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석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청와대에 직접 전달하겠다"라며 "8월말쯤 발표될 별도의 연구·개발 강화 대책의 초안 작업을 진행 중인데 오늘 나온 의견을 담아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otg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