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원, MRO 분할 공식화…LG '일감 몰아주기' 해소

(종합)외부투자 유치 결정…MBK 등과 초기협상 나선듯
공정거래법 개정시 사익편취 규제 걸려 '선제 대응' 분석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그룹 본사 'LG 트윈타워' 전경 ⓒ News1

(서울=뉴스1) 장은지 주성호 기자 = LG그룹이 전자·화학 등 계열사의 소모성 자재를 구매대행(MRO) 사업을 하는 서브원의 분할을 공식화했다. 대기업의 MRO 사업 운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사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업계 안팎에선 새 총수를 맞은 LG가 정부의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브원은 19일 "MRO(소모성 자재구매 부문) 사업의 분할 및 외부지분 유치를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MRO는 기업의 소모성 자재들을 구매대행해주는 사업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LG그룹이 유일하게 MRO 사업을 담당하는 서브원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서브원은 MRO 사업 외에도 건설, 부동산 관리, 레저 등의 사업을 한다.

이번에 MRO 분할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서브원은 건설, 레저 등 다른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아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데다가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래 기업의 구매 투명성을 높이고 효율화할 수 있는 MRO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데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사업의 성장에 제약이 있어 임직원 사기 위축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브원은 "MRO사업에 대한 LG 지분을 낮춰 사회적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구매 전문기업과의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분할 이후에도 서브원이 MRO 사업에 대한 지분을 일정 수준으로 보유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브원은 현재 매각주관사를 정한 뒤 사모펀드 일부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MRO 외에 건설 부문 매각설도 나온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희성그룹이 건설 사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희성그룹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친부이자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이 이끌고 있다. LG그룹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건설 및 레저 사업 관련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선 LG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서브원 정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내놓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지분을 50% 이상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LG그룹 오너 4세인 구광모 회장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지주사인 ㈜LG 지분 6.24%(약 107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부회장 등의 지분을 더할 경우 총수 일가 지분율은 46%를 넘는다. ㈜LG는 비상장사인 서브원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규제 대상이라는 얘기다.

서브원은 지난해 매출액 6조8939억원, 영업이익 211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3조5166억원을 냈는데 이 중에서 43%인 1조5239억원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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