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라인 '기업사냥'에 제동…국적선사 '나비효과' 촉각

공정위, EU·中 이어 머스크 인수합병에 반독점 규제
현대상선, 득실 영향은 일단 미미…운임료 요동칠 가능성

머스크 라인(Maersk Line) 소속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인 17만톤급 에바머스크호(Ebba Maersk)호. /사진=뉴스1 DBⓒ News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글로벌 해운업계 1위 머스크가 유럽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반독점 제재를 받게 됐다. 공격적 M&A로 '기업사냥'에 열중해온 머스크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조치, 이에 따른 머스크의 대응방향에 따라 우리나라 해운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세계 7위이자 독일 제2 선사인 함부르크 수드는 지난해 12월 인수협약을 체결한 뒤 올 연말까지 합병을 마무리짓기 위해 각국에 인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해운동맹에 속하지 않고 독자 영업을 해온 함부르크수드는 유럽~아프리카, 유럽~중남미 노선을 주력으로 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머스크와 국적 1위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의 몸집 차이는 11배 정도까지 벌어진다.

머스크는 이번 합병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라는 1차적 목표는 달성하게 됐지만, 여러 노선에서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반독점 규제 대상이 됐다.

EU 경쟁당국은 머스크의 인수합병 승인조건으로 남미~유럽 항로 서비스 축소를, 중국 경쟁당국은 남미동안~아시아 항로의 서비스 통합을 각각 요구했다.

우리나라 공정위도 28일 머스크에 대해 극동아시아~중미·카리브해 항로의 컨소시엄 탈퇴와 극동아시아~남미서안 항로의 컨소시엄 계약기간 연장금지를 통보했다. 향후 5년간 다른 컨소시엄 가입도 원천 봉쇄했다.

EU·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함부르크 수드 인수에 제동을 걸면서 머스크의 대응에 해운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이 머스크의 선대확장에 따른 독과점 제재 동참으로 이 회사는 해당 노선에서 일정 부분 선대를 통합하거나 투입하던 배를 빼야 한다. 이는 해당 노선에 운항 중인 경쟁선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현대상선의 경우 미주·아시아 노선에 주력하고 있어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은 미미하다.

오히려 규제 대상 노선에서 뺀 컨테이너선을 다른 노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머스크가 어느 노선으로 배를 돌리느냐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유럽이나 미주노선에 추가 선박이 투입될 경우 바닥을 치고 미약한 상승세를 타던 운임이 다시 떨어질 우려가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제재하는 중·남미 노선은 우리나라 해운사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머스크로선 일정 부분 선박운용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한데, 이는 글로벌 해운업계에 도미노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