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기내난동 멈추지 않으면 테이저건 쏩니다"

기내난동에 데인 대한항공, 터프한 진압 선언
기내난동 임범준씨는 영구 탑승거부 검토

대한항공 승무원이 테이저건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다(사진=오대일 기자)/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황덕현 기자 = "난동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테이저건을 사용하겠습니다. 엎드리세요"

사격 경고 후 여성 승무원 두명이 훈련에 투입된 남성 승객에 달려들어 어깨를 눌렀다. 뿌리칠 여유가 있어 보였지만 나머지 한명이 타이랩으로 손목을 결박하면서 진압에 합류했다. 1차 진압에 걸린 시간은 10초 남짓. 일단 두 손의 자유를 잃은 남성은 더 이상 반항하지 못했다.

포승줄로 난동 승객을 구속하는 데는 1분 정도가 걸렸다. 진압 과정 동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승무원은 테이저건 총구를 승객에 계속 겨누고 있었다.

만에 하나 완력으로 승무원을 뿌리칠 경우 전기탐침을 발사해 승객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5만 볼트의 전기충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테이저건은 권총형 무기가 아닌 전기충격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이 27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훈련센터에서 시연한 난동승객 진압 훈련은 실전에 가깝게 이뤄졌다.

훈련과정 동안 눈에 띄는 부분은 교관이 테이저건을 과감하게 사용하라고 계속 주문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만취 상태로 행패를 부린 임범준씨 경우처럼 구두 경고에 응하지 않는 난동 승객은 앞으로 지체 없이 진압한다는 내부지침에 따른 훈련이다.

임씨는 중소기업인 두정물산 임병선 사장의 아들이다. 사건을 목격한 미국 팝가수 리차드 막스는 SNS를 통해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승무원들의 단호한 대처가 없었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날 모의 훈련에 앞서 대한항공은 승무원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항공기 비행 안전 유지가 위태로울 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해왔던 테이저건을 앞으로는 현장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훈련에서는 포승줄 진압과 함께 테이저건을 직접 발사하거나 전기충격기로 활용하는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테이저건 사용을 확대해도 다른 2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난동 승객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데다 제원상 인체 피해가 거의 없는 비살상용 무기이기 때문이다.

테이저건에서 발사된 전기탐침은 피부에 1㎝ 깊이로 박혀 전류를 흘려보낸다. 탐침을 빼내면 주사 바늘 정도의 자국만 남는다. 근육 신경에만 전류가 흘러 행동을 멈추게하는 효과가 있을뿐 심장박동기 등 체내에 설치된 의료기기 작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이들 의료기기를 착용한 승객은 관련 정보를 미리 확인 및 고지하고 기내에 탑승해 이들을 상대로 진압용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 얼굴은 겨냥하지 않으며 보통 난동승객 가슴팎을 레이저빔으로 타깃을 확보한후 쏘도록 교육을 받는다.

탐침이 장착된 카트리지를 떼면 전기충격기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사용 여부는 승무원 판단 하에 결정한다. 근접 진압시 무기를 뺏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다.

담당 교관은 "테이저건은 비살상무기여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사용해야한다"며 "위협만으로도 제압이 가능할 때는 단호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에서는 직접 매듭을 묶어야하는 포승줄을 원터치 올가미 형식의 장비로 대체하는 방식도 소개됐다. 여성 승무원 3∼4명이 달려들어도 포승줄 매듭에 시간이 걸리면 완력에서 앞서는 승객이 진압을 뿌리칠 수 있어서다.

실제 훈련에서 사용된 올가미 형식의 신형 포승줄은 줄을 잡아당기지 마자 남성 승객을 제압하는 효과가 있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내난동이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교육 강화와 함께 난동승객에 대한 탑승거부 조치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임범준씨는 앞으로 대한항공 여객기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 회사 측에서 상습 난동을 이유로 임씨에 대한 탑승거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탑승거부 조치를 내린 승객은 임씨가 처음이다.

haezung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