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처럼 로봇이 조수 역할을 한다면"
로보월드전시회에 동료같은 역할을 하는 협업 로봇 '눈길'
- 박종민 기자
(일산(경기도)=뉴스1) 박종민 기자 = 영화 '아이언맨'에선 다양한 미래 신기술이 나온다. 인공지능 자비스가 아이언맨 슈트의 콘트롤을 돕고 아이언맨슈트를 만드는 과정에선 보조 로봇 '더미(Dum-E)'가 등장한다. 더미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옆에 서서 나사를 조이거나 실험 장면을 촬영하는 등 슈트 제작을 돕는데, 자꾸 실수를 연발하자 토니가 "대학에 기증해버린다"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더미와 같은 로봇이 대중화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로보월드' 전시회엔 '협업 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에선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 미국의 리싱크 로보틱스, 가이텍, 국내의 뉴로메카가 협업로봇을 선보였다. 뉴로메카는 협업로봇을 처음으로 국산화한 중소 로봇 제조업체다. 협업로봇은 사람의 동작을 따라하며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을 일컫는 말이다. 협업로봇의 장점은 다루기 쉽고 안전하고 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데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리싱크 로보틱스의 제품을 전시한 'TPC메카트로닉스' 부스였다. TPC메카트로닉스는 리싱크 로보틱스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이 업체는 물체를 이동시키는 것부터 부품을 조립하는 것까지 다양한 활용 사례를 전시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협업로봇의 조작은 매우 간단하다. 고난도의 프로그래밍 대신 원하는 작업을 사람이 한번 이끌어주면 협업 로봇은 이를 인지하고 그대로 반복 작업을 실행해낸다. 부품을 옮기는 단순 작업에서부터 설치나 접착, 도색, 나사 체결, 사출 성형, 포장, 품질 검사 등 모든 작업이 가능하다. 정밀도도 ±0.1㎜로 반복 작업의 오차도 거의 없다.
협업 로봇은 일반 산업용 로봇처럼 안전 펜스나 별도의 안전설비도 필요 없다. 작업 도중에 사람과 부딪히면 내부에 탑재된 토크 센서가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작업을 중단한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TPC메카트로닉스 관계자는 "협업 로봇의 가격은 대당 2000만원~3000만원대 수준으로 일반 작업 근로자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단 사람에게 들어가는 추가 부대비용이 전혀 없어 대체할 경우 인건비 측면에서 오히려 더 저렴하다"라고 강조했다.
협업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몇 주 이상 걸리던 로봇 배치 작업을 단 몇 시간 안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한번 깔아놓은 자동화 양산 라인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려면 설비 변경이나 소프트웨어 재설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협업 로봇을 활용하면 이런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 없다. 다품종 소량 생산에 최적화돼 사물인터넷(IoT)용도의 다양한 소형 기기를 생산하는데에도 적합하다.
전체 로봇 시장에서 협업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5%정도다. 하지만 최근 협업로봇이 주목받으면서 이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9500만 달러에서 2020년 10억 달러 규모로 10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안기탁 뉴로메카 COO(최고운영책임자) 상무는 "협업 로봇은 국내의 높은 인건비 때문에 중국,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옮겨야했던 제조 기업들에게 또 다른 대안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들도 개발도상국에 빼앗겼던 생산기반을 자국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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