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회장 "중국집 차리겠다는 후배말에 열받아 사업"
"처음엔 안망하려 아등바등...후배세대에 좋은 유산 남기고 싶다"
바이오 회사 창업위해 "무작정 미국가서 뻗치기"
- 최명용 기자
(평창=뉴스1) 최명용 기자 = "사업초기에는 안망하려 발버둥쳤다. 처음에는 돈벌고 싶어서 사업을 했고 회사가 큰 다음에는 애국하려 했다. 이제 후배 세대에게 창피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후배 세대를 위한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오랫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해 마음에 담아온 얘기를 털어놨다. 2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포럼에서다.
서 회장은 삼성전자와 대우자동차를 거쳐 2000년 넥솔을 창업하며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서 회장은 강연에서 "2000년 6명의 후배들과 5000만원을 들고 사업을 했다"며 "이들이 중국집 차리겠다는 말을 듣고 그 꼴이 보기 싫어 사업을 했다"고 회고했다. 바이오사업을 하게 된 계기도 우연히 신문을 보다 '감'을 느꼈다고 했다.
바이오 회사 창업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가서 '뻗치기(?)'를 한 일화도 소개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를 하기로 하고 뭘 해야하는지 알아보려고 미국으로 건너갔다"며 "미국에서 제일 싼 70달러 짜리 모텔에 가서 잠을 자며 제넨텍 CEO를 무작정 만나러 갔다"고 회고했다.
또 "간염백신을 개발해 노벨 의학상을 받은 사람이 있었는데 혼자 공부하다 궁금해서 왔다고 찾아가 일주일간 쫓아 다녔다"며 "그때부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해 노벨상 받은 사람들 모이는 데에서 한 시간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이같은 탐방속에서 엄청난 시장을 가진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당시로서는 생소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 '큰 돈'이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이후 셀트리온을 통해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시가총액 12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냈다. 초기에는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삼성까지 뛰어들었을 정도로 국가적 먹거리산업이 됐다.
셀트리온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인 레미케이드와 완전동등성을 입증해 세계최초로 허가받은 램시마는 유럽에서 이미 기존시장을 30%대체했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시판허가가 이뤄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 회장은 과거 공매도 논란과 관련해 국가에 서운한 감정도 나타냈다. 셀트리온은 2013년 회사 공개주식에 대한 공매도가 심해지자 회사돈 수천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사들이다 견디지 못하고 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국은 되레 서 회장과 회사측이 주가 조작혐의가 있다며 수사에 들어갔었다. 대부분 무혐의 처리돼 싱겁게 끝났지만 서 회장은 '애국하려 한 사람에게 이게 뭔가'라는 감정을 틈틈히 표현해왔었다.
이제 서 회장은 다음 세대를 위해 좋은 유산을 넘겨 주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서 회장은 "나이가 60인데 어떻게 보면 우리가 가장 행복한 세대인 듯 하다"며 "전쟁도 겪지 않았고 부모 세대가 남겨준 것을 먹고 살아왔는데 이젠 물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앞으로 일할 시간은 10년 정도 인데 다음 세대에 창피하지 않게 새 나무를 심어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 나라를 우울한 나라로 만들지 않고 후배들에게 희망찬 조국을 물려 주기 위해 헬스케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해 1296조원 규모를 보였다. 이 중 대부분이 제약이다. 바이오 시장 중 미국의 점유율은 30%에 달하고 한국은 1%에 불과하다.
서 회장은 "한국이 10대 중진국이면 10% 정도의 점유율은 해야 한다"며 "한국 항체의약품 기술 수준은 미국보다 4년, 유럽보다 1~2년 뒤쳐져 있는데 조금만 하면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전세계 특허의 6%를 차지하는 등 기초 배양은 되고 있고 기업수도 증가하는 추세다"며 "이쪽 산업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는 분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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