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B 간편식의 힘'…피코크 매출 4000억원 돌파

피코크 론칭 9년만에 매출 12배 성장
잇단 체질개선·맛 보증 제도로 매출 好好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이마트 가정간편식 PB(자체 브랜드) '피코크'가 지난해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1인 가구·코로나19로 늘어난 간편식 수요 증가와 맛 보장 제도를 통한 신뢰성 제고가 피코크 실적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8일 이마트에 따르면 자체 PB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의 지난해 매출은 3000억원 수준이다. 2013년(340억원) 론칭 9년 만에 12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전년 대비로도 매출은 약 33% 늘었다.

지난 2013년 첫 출범한 피코크의 매출은 매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론칭 후 3년 간 매출은 매년 두배가량 늘었으며,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피코크의 빠른 성장은 2016년 이마트 본사에 설립한 '피코크 비밀연구소'에서 바이어와 마케팅·디자인 등 관련 인력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명 셰프들이 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해 여러 히트작도 내놨다. 초마짬뽕과 티라미수 등도 피코크의 대표 히트작이다. 또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태국음식점 톡톡누들타이와 컬래버한 '누들타이 팟타이' 등 다양한 간편식을 선보이며 '홈밥족'을 사로잡았다.

또 잇단 체질개선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간편식 수요를 넘어 밀키트 수요가 늘면서 피코크 역시 지난 2019년 밀키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시기와 맞물려 1인 가구가 늘면서 피코크 매출이 탄력을 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664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구의 약 32% 수준이다.

지난 2020년 6월에는 채소밥상·저스트잇·피코크 등 기존 PB 밀키트 상품을 하나로 통합 운영하며 효율성을 제고했다. 인지도 높은 피코크 브랜드를 중심으로 간편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간편식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과감한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피코크 100% 맛 보장제도' 마케팅이 그 예다. 피코크 상품 구매 고객이 맛에 대해 만족 못할 경우 전액 환불해주는 제도를 지난 2년 동안 운영해왔다.

당시 이마트는 피코크의 맛과 품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환불 횟수나 금액 제한조차 없어 업계에선 파격적인 제도로 통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마진이나 손실보다 고객 유입에 힘을 싣기 위한 제도였다.

수치로도 입증됐다. 지난 2013년 브랜드 론칭 후 급격한 성장 가도에 올랐던 피코크가 2017년~2019년에는 매출 2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정체 구간에 머물렀지만, 맛 보장제도 도입 후인 2020년(3000억원)과 2021년(4000억원)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다만 다음 달 1일부터 맛 보증 제도를 2년 만에 종료한다. 피코크는 매월 10품목을 선정 상품별 경쟁사 상품과 비교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맛 평가 1·2위에 피코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50%에서 지난해 75%로 뛰었다.

이마트 피코트 관계자는 "피코크 맛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면서 맛 보증 제도를 지속할 이유가 없어져 폐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피코크는 맛과 품질로 신뢰도를 쌓아온 만큼 고객 신뢰를 높일 새로운 방안을 구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피코크 맛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