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인가?'…K-뷰티 에이피알·달바 주가 '미끌'

[줌인e종목]양사 주가 3분기 실적 발표 후 내리막
선반영 여파에 4분기 연말 특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에이피알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K-뷰티 대표주자인 에이피알(278470)과 달바글로벌(483650)이 3분기 호실적을 내고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사 모두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보다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조정장 속 차익 실현 움직임과 함께 4분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에이피알 주가는 22만 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과 비교하면 1만 3500원(5.77%)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달바글로벌 주가는 12만 1200원으로 700원(0.57%) 빠졌다.

양사 모두 지난주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전날인 11월 5일 26만 1500원(종가)까지 올랐다가 하락 반전해 21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달바글로벌 주가는 실적 발표 전날인 11월 4일 16만 5000원(종가)를 기록했으나 다음 날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11만 원 선까지 밀렸다.

에이피알은 이번 3분기에도 실적 신기록을 경신해 최근의 주가 흐름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에이피알의 3분기 매출액은 38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영업이익은 961억 원으로 253% 증가했다. 에이피알은 올 들어 3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달바글로벌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익이 크게 신장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치는 조금 더 높았기에 기대치를 충족하는데는 2% 부족했다. 달바글로벌의 3분기 매출액은 1173억 원으로 59%, 영업익은 167억 원으로 19% 늘었다. 3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각각 4%, 31% 하회한 수준이다.

실적과 반대로 가는 주가 흐름에 시장은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등이 차례로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코스피는 지난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4200선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는 4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양사 모두 4분기 성수기를 앞두고는 있지만 이 시기 각종 프로모션과 행사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연말에는 미국과 국내 블랙프라이데이, 일본의 연말 세일, 전 세계적인 축제 기간인 크리스마스 등 대형 할인 행사가 대거 포진해 있다. 이 시기는 선물 수요 덕분에 매출이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주요 수출국에서 공격적인 판촉 경쟁이 진행될 경우 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은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 양사 3분기 수익성 역시 4분기 행사에 대한 선 프로모션 영향으로 2분기보다 소폭 낮아진 바 있다. 에이피알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 25.8%, 3분기 24.9%다. 달바글로벌 3분기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 대비 8.6% 감소한 14.2%다.

에이피알 홍콩 팝업스토어 모습 (에이피알 제공)

업계에서는 K-뷰티 업종이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있었다고 바라본다. 실제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까지 오른 바 있다.

실적 발표날부터 이 날(10일)까지의 투자자별 합산 거래실적을 보면 기관투자자는 에이피알 주식을 518억 원어치, 외국인은 498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1056억 원을 순매수했다.

달바글로벌의 경우 기관은 441억 원, 외국인은 189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는 651억 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일자별 거래를 보면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다가도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수급은 순환적인 흐름이다. 매수주체별로 매도매수에 일관된 흐름을 보이기 보다 서로 엎치락 뒤치락 공방을 벌이는 형국인 것.

이에 일각에서는 단기 조정 국면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경우 MSCI 지수 편입이 완료되면서 패시브(간접투자) 자금 유입이 마무리되었고, 그동안 편입을 앞두고 선제 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MSCI 편입에 따른 단기 수급 조정은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에서는 오히려 추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고, 에이피알도 향후 실적 모멘텀이 유지된다면 현재의 조정은 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에 이미 (실적 발표 전) 호실적이 선반영이 돼 있었고 그 때문에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는데, 이번에는 코스피 조정장과 맞물리며 낙폭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K-뷰티의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minju@news1.kr